국산 콘솔게임이 2021년을 맞이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포화 상태의 모바일게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플랫폼 수요가 늘어났으며, 콘솔 인프라가 확장되며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연말 사전판매를 시작한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엑스박스 시리즈X는 순식간에 물량이 동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출시된 게임의 성과는 가능성을 입증하기 충분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콘솔은 엑스박스와 PS4에서 흥행을 거뒀다. 출시와 함께 유저들이 몰려 2배 이상의 서버를 증설했으며, PS4 버전은 일본 PS스토어 판매 1위를 2주 넘게 유지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라인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는 7월 출시 후 물량이 수차례 동날 정도로 흥행했으며,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과 기획/시나리오 부문을 수상하며 상업성과 게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20년에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2021년은 국내 콘솔게임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주목받는 타이틀은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다. 검은사막 콘솔이 PC버전을 이식한 수준이었다면, 붉은사막은 개발 단계부터 AAA급 콘솔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그동안 펄어비스가 주력으로 개발해온 MMORPG와 완벽하게 다른 장르이기에, 창사 이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 행보는 순조롭다. 더 게임 어워드에서 최초로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은 2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 콘솔게임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태권도나 레슬링을 활용한 전투와 태그 액션 등의 새로운 요소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8년 최다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 갓오브워의 코리 발록 총괄 PD는 붉은사막의 트레일러 영상 공개 이후 자신의 SNS에 “붉은사막을 플레이하고 싶다.”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콘솔게임을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결과물을 만든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닌텐도 스위치게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11월 출시했다. 노하우가 부족해 UI를 비롯한 조작 편의성에서 아쉬움이 드러났지만, 특유의 전략성과 JRPG의 느린 템포를 보완한 장치들이 호평을 받았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엑스박스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올해 두 차례의 테스트로 게임성을 가다듬었으며, 유저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치고 있다. 오리지널 카트와 원작에 등장한 카트를 추가하고,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신규 트랙 볼륨을 늘린다. 그랑프리 모드, 타임어택 랭킹, 무한 부스터 모드가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TL을 선보인다. 고퀄리티 그래픽과 물리법칙을 적용한 전투시스템이 특징으로, 사내 테스트에서 공성전을 비롯한 집단 전투의 긍정적 피드백을 공유한 바 있다. 2019년부터 테스트가 연기되어 2021년 비공개 테스트의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네오위즈가 블레스 언리쉬드로 서구권 MMORPG 유저들을 공략할 예정이며,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국민게임의 지위에 오른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크로스파이어X를 이른 시일 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2021년 출시가 목표는 아니지만 AAA급 게임을 개발 중인 시프트업도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 2019년 상반기 멀티플랫폼 액션게임 프로젝트 이브를 최초로 공개했다.

약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 프로젝트 이브는 프로토타입 전투 영상을 공개할 정도로 빠르게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발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광원이나 이펙트 표현은 AAA급 게임의 퀄리티를 갖췄으며, 섬세한 모델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많은 게임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콘솔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인력이다. 온라인,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경험을 가진 인력은 제로에 가까워 프로젝트에 맞춰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

플랫폼 확대는 시장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지만 언제나 빠르게 발전해 온 한국 시장의 특성상 콘솔게임의 시장 안착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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