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 정점에 섰다. 새해 엔씨소프트는 유저층 확장을 바라보고 있다.

엔씨의 2020년은 신작이 없어도 풍성했다. 리니지2M과 리니지M은 국내 모바일 시장의 매출 역사를 다시 썼다. 동시에 차후 모멘텀에 대해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 리니지 카드를 대부분 소진했고, 현재 공략층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신작 라인업은 이전보다 다채로운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 엔씨의 약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여성유저와 어린 세대, 액션 유저, 비주류 장르 등 엔씨가 아직 전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엔씨의 새해맞이 카드는 트릭스터M이다. 2003년 출시한 PC온라인게임 트릭스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MMORPG다. 아기자기한 2D 도트 그래픽, 매력적인 동물형 캐릭터, 드릴로 땅을 파서 아이템을 발굴하는 특수한 시스템 등 원작의 감성을 모바일에 옮기는 것이 목표다.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의 개발과 엔씨 특유의 기술력이 결합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자사 플랫폼 퍼플을 활용한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 로딩 없는 심리스월드와 충돌처리기술을 모두 활용한다. 원작에 없던 필드 속 경쟁 요소도 추가됐다.

반응은 뜨겁다. 10월 오픈한 사전예약은 이틀 만에 100만, 1개월 만에 300만을 넘었다. 사전 캐릭터생성은 60개 서버가 조기 마감되어 수용인원을 긴급 증설했다. 기존 리니지 유저층을 넘어 젊은 세대와 여성유저를 흡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블레이드앤소울(블소)2가 뒤를 잇는다. 엔씨는 지난 22일 블소2의 신규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1분기 출시 계획을 알렸다. 2012년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의 정식 차기작이다. 다른 모든 엔씨 게임과 같이 심리스월드와 크로스플레이가 구현된다. 

블소 IP를 통해 선보일 정체성은 전투와 액션이다. 모바일로 쉽게 재해석하면서, 더욱 화려한 연출을 살린다. 모든 스킬의 자유로운 조합, 어떤 움직임이든 해답이 될 수 있는 틀에 박히지 않은 액션이 목표다. 엔씨는 블소2의 전투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 최고 퀄리티를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엔씨가 '리니지' 바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 기대치를 충족시킬지도 관심사다. 블소는 리니지와 다른 결을 그리는 게임이다. 세밀한 전투 컨트롤과 화려한 무공, 모든 맵을 활용하는 경공과 탐험이 강점이다. 블소가 성공한다면 컨트롤 중심 유저층을 흡수할 수 있다.

엔트리브가 개발하는 캐주얼 라인업도 중요하다. 팡야M, 프로야구 H3는 2021년 엔씨 캐주얼을 책임지는 카드다.

그중에서도 팡야M은 아시아권 흥행을 겨냥할 수 있다. 원작 팡야는 4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한 판타지 골프게임으로, 국내를 넘어 일본과 태국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팡야M은 원작의 세계관 전체를 계승하면서 팡게아 등 새로운 스킬 시스템으로 재미와 연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프로야구 H3는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2의 후속작이다. 캐주얼 스포츠 장르 유저층으로 확장해나갈 주춧돌이 될지가 관심사다. 유저가 감독과 구단주 역할을 함께 맡아 스카우트, 의료, 홍보 등 프런트 운영 콘텐츠를 병행하게 된다. 야구 매니지먼트 최초로 선보일 이적시장 콘텐츠도 기대를 모은다.

엔씨소프트의 모멘텀은 끝나지 않는다. 아이온2는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작 아이온이 국내에서 리니지 다음으로 큰 성적을 올린 MMORPG인 만큼, 오랜만에 나오는 차기작의 잠재력은 상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플랫폼 확장도 예고됐다. 2017년 처음 언급됐던 프로젝트 TL(The Lineage)은 콘솔과의 크로스플레이를 아우르는 대규모 MMORPG로 준비 중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리니지'를 기치에 내걸고 내년 하반기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엔씨의 '플랜 2021'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세대가 열릴 수 있다. 리니지로 대변되는 무한경쟁 RPG 유저층을 넘어 전 세대를 끌어안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까. 어쩌면 2020년의 엔씨는 아직도 정점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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