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많은 신작들이 흥행 대결을 펼쳤다.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후속작과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준 인디게임 그리고 집단소송을 부른 화제작까지. 이슈의 게임들이 2020년을 장식했다.

5대 게임 시상식으로 평가받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와 더 게임어워드가 차례로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올해 최고의 게임, GOTY(Game of the Year)의 윤곽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GOTY는 게임이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영예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유저의 취향만큼, 매체와 시상식이 GOTY로 선정된 게임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매체, 비평가의 GOTY 픽을 집계했느냐에 따라 타이틀의 주인이 바뀌기 때문이다. 

2020년 GOTY 수상작은 어느 때보다 많은 화제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데스 스트랜딩, 레지던트 이블2, 세키로 등이 각축을 벌였던 지난해와 달리, 연초부터 대작으로 평가받은 라스트 오브 어스2(이하 라오어2)가 큰 화제를 만들었다. 라오어2는 GAME OF THE YEAR PICKS BLOG에서 90표 이상의 지목을 받으며, 28표를 받은 하데스와 격차를 벌렸다. 

라오어2는 콘솔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래픽과 사운드, 방대한 분량의 상황별 상호작용과 액션, 영화적 연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혁신적인 편의기능까지, 게임성만 보면 PS4 시대를 마무리하는 완벽한 마침표로 손색이 없다. 

그럼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논쟁 양상도 지난 경우들과 다르다. 경쟁작과 우열을 가리기보다, 라오어2의 수상 자체에 평가가 나뉜다. 대중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게임이 올해 최고의 타이틀에 합당한지, 주장은 첨예하게 부딪친다. 

라오어2 스토리는 독선적인 내러티브로 유저를 압박한다. 선택에 따른 결과를 조명하지만 선택지가 없고 주요 인물마저 허무하게 퇴장한다. 엔딩의 악명이 높은 나머지, 게임 매장에 쌓인 재고로 인해 GOTY 에디션을 출시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라오어2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개발비가 투여된 사이버펑크 2077의 평가도 극단적이다. GAME OF THE YEAR PICKS BLOG의 집계에 따르면 10개의 매체가 해당 게임을 GOTY로 선정했다. 

그중 캐나다 웹진 와치모조는 “오랜 개발기간과 수차례 출시 지연, 많은 버그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와 스토리는 놀라웠다”라며 “디테일적인 요소와 즐길거리 또한 다양하기에 오랫동안 플레이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CDPR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대치 이하의 게임을 출시한 결과는 유저들의 집단소송으로 불거졌다. 소니가 콘솔버전의 전액 환불을 약속한 상황에서, 사이버펑크 2077의 GOTY 수상 소식은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대형 개발사의 게임이 공감대를 얻지 못한 가운데, 인디게임 하데스의 분전은 눈여겨볼 만하다. 아버지 하데스를 벗어나 저승에서 탈출하려는 자그레우스 왕자의 이야기는 기존의 그리스 신화와 페르세포네 설화를 새로운 시점으로 조명했다. 

하데스를 뽑은 매체들은 액션, 타격감을 살리는 그래픽과 사운드, 기존 로그라이크 방식을 재구성한 플레이 방식을 장점으로 꼽았다. 캐릭터 사망을 실패가 아닌 스토리 진행과 귀환의 수단으로 바꿔, 로그라이크 특유의 피로도를 낮춘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크루세이더 킹즈3, 인왕2 등의 수작과 하데스, 스펠렁키2, 드림즈, 오리와 도깨비불처럼 규모는 작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들도 유저와 한 해를 함께했지만 GAME OF THE YEAR PICKS BLOG GOTY 목록에는 오르지 못했다. 

최다 득표 게임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다양성은 블로그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게임을 바라보는 평론가와 매체, 유저간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한 해였다. 지난해와 달리 라오어2가 압도적으로 득표수를 벌리고 있지만 최다 수상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이러한 양상은 향후 GOTY가 ‘그들만의 타이틀’으로 평가절하 될 가능성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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