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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케팅 경쟁, ‘시장 양극화’에 가속도 붙이나?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1.13 20:42

모든 산업과 사회에서 마케팅의 영향력은 컸고,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미지와 노출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플랫폼과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노출해야 하는 곳도 대폭 늘었다.

그중에서도 게임은 미래 마케팅 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2019년 한국 게임산업 전체 매출은 15조원, 수출액은 약 7조원이다. 업체별 차이가 있지만,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5~10% 수준으로 형성된다. 게임 마케팅 시장에만 1조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그 비중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마케팅은 시장의 필수 요소다. 경쟁 과정에서 센스와 아이디어가 빛나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한 상호 발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비용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도 함께 드러난다. 업계 전체에 드리운 그늘, 양극화 심화다.

마케팅 비용의 다수 지분은 대형 게임사들이 차지한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대비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절대값으로 보면 만만치 않다. 2018년 마케팅 비용은 평균 580억원이었고, 다음해 리니지2M 출시로 인한 홍보 증가로 인해 84% 증가한 비용을 집행했다.

넷마블은 대형 게임사 중에서 독보적으로 높다. 2018년 마케팅 비용은 3,118억원에 달했다. 이후 고비용 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매출 대비 마케팅 비중을 낮췄지만, 여전히 1천억원대의 비용을 연간 지불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마케팅 비용은 신작 출시가 잦을수록, 그리고 신작 중 모바일 비중이 높을수록 급등하는 추세를 보인다. 경쟁작 출시가 많고 회전은 빠른 시장이 모바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대중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미디어 다방면으로 노출시켜야 하는 것도 비용 증가 원인이다.

마케팅 비용이 한없이 치솟는 현상은, 게임을 향한 매출 기대치가 함께 치솟는다는 것을 뜻한다. 고매출을 달성해야 하는 부담감은 고스란히 유저들에게 향한다. 특히 헤비 과금유저를 겨냥한 무한경쟁 시스템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효율적이다.

마케팅 증가에 발맞춰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한번 승자의 위치에 오른 게임사들은 다음 신작에서 다시 공격적인 홍보에 들어갈 동력을 얻었다. 반면 실패를 겪은 곳은 노출 경쟁에 뛰어들 자본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접어든다. 빈익빈 부익부가 생기는 전형적 사례다.

다양성도 함께 줄어들었다. 매출이 매출을 부르는 시장 형태가 되면서 실험작은 점차 프로젝트에서 배제됐다. 중소 게임사들이 틈새시장 공략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먹거리를 마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오직 유저 입소문을 통해 흥행에 오르는 사례는 많지 않다. SNS와 게시판을 이용한 마케팅 시장이 함께 커지면서, 입소문 역시 대형 게임사의 신작이 주류를 차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택트 산업이 호황을 맞이했고, 게임은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혜택이 모든 게임사에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해외 진출과 유통 길이 막혔고, 국내 시장에서는 노출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양극화는 더욱 극심해졌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의하면 소규모 게임관련 업체 중 과반은 오히려 매출이 감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작년 3분기까지 넥슨, 엔씨, 넷마블은 각각 14%, 59%, 15%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반면 작년 한국 게임계 성장률은 9% 정도로 예측된다. 성장의 과실은 대부분 대형 게임사가 가져갔다는 의미다.

양극화는 모든 산업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다. 특히, 코로나19처럼 세계적으로 특수한 재난이 불어닥친 시기는 정답이 없다. 우선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어 해외 시장을 향한 기회가 열리고, 중소 게임사들의 새로운 시도를 노출시킬 방안 마련이 시급하게 느껴진다. 뿌리가 마르면 열매도 없다. 지속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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