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블록체인의 관심이 급등하고 있다. 고가의 그래픽카드는 매물을 구하기 힘들어질 정도로 다시 블록체인 열기가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주요 게임사들도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름 그대로 데이터를 체인 형태로 결합한 알고리즘이다. 중앙서버를 건너뛰고 유저들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P2P(Peer to Peer) 시스템이 특징이며, 암호화 기법과 보안 기술로 무결성을 확보한다. 시스템 특성상 중개자를 거치지 않아, 속도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안은 가상화폐의 소유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주 인용되는 장점이다. 다수의 유저가 동일한 데이터를 공유하다 보니, 데이터 변조와 해킹의 위협에서 자유롭다. 

이러한 특징은 게임과 결합했을 때, 아이템과 재화에 대한 인식을 개인 자산이란 형태로 바꾼다. 아이템과 골드 등의 데이터값은 중앙 서버가 아닌 유저의 정보에 기록된다. 즉,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수집한 아이템은 삭제되지 않고 유저의 자산으로 남는다. 

블록체인 시스템 아래, 생성된 아이템은 게임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재화로 사용된다. 수집형RPG에서 얻은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판매해서 MMORPG에 사용하는 유통 방식도 불가능이 아니다. 플랫폼과 인기 IP(지식재산권) 게임을 확보한 게임사가 블록체인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기술의 범용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성에 비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인지도 조사에서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이 56.3%를 차지했으며, ‘명칭과 개념을 모두 알고 있다’는 응답은 8.9%에 불과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템의 토큰 변환과 암호화폐 도입을 악용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유화야말로 블록체인 게임의 특징이지만 이에 대한 규제는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가능성에 주목한 게임사들의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위메이드트리는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위믹스 토큰을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했고 카카오게임즈은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웨이투빗의 지분 45.8%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게임이 생활화된 사회에서 게임으로 돈을 버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할 수 없듯, 블록체인 게임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다”라며 “위메이드는 미래 사회가 찾아왔을 때,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자 한다”라고 사업 전망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5월, 신기술 기반 게임 등급분류 기준마련과 전담조직 신설을 게임산업 진흥 계획의 일환으로 발표하면서 산하단체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움직임에도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을 견인할 차세대기술로 평가받고 있는데,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다른 기술과 달리 과도기에 머무르고 있다. 기술의 가치가 가상화폐의 수익률에 따라 결정된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가 완화되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선보이고 AI 봇과 VR게임처럼 친숙하게 다가가는 과정이 있어야, 인지도 상승과 신뢰 확보로 이어진다. 

연초부터 시작된 블록체인 이슈는 최근 가상화폐의 폭발적인 시세상승과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차세대기술과 게임의 만남이 이슈화된 만큼 업계와 관련 기관의 새로운 반응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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