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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레트로 열풍, 유행보다 중요한 게임성
송진원 기자 | 승인 2021.02.08 17:27

문화계 전반을 휩쓴 레트로 열풍이 게임을 향해 불고 있다. 

레트로(Retro)는 복고주의다.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고 그 시절을 되새기려는 과정이자 스타일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응답하라 시리즈, 진로이즈백 등의 아이템이 이러한 스타일을 상품화한 사례다. 

게임의 레트로는 고전게임이 대표한다. 다른 문화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전세대 유저들에게 공감대를 만든다. 레트로 코드를 반영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차용하는 요소는 그래픽과 사운드다. 도트, 폴리곤 그래픽과 8, 16비트 사운드 등은 고사양 기기와 맞물려,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모바일 신작들이 다시 레트로를 두르기 시작했다. 유저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고전게임 베이스의 신작을 플레이하고 있다. 트렌드와 레트로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신 기술의 양산화는 레트로 게임을 조명 받게 만든 계기가 됐다. 실사풍 그래픽과 최신 사운드가 주류인 시장에서, 레트로 코드는 역으로 경쟁력이 됐다. 콘텐츠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전투가 고착화된 신작과 달리, 레트로 게임의 제한적인 편의 기능은 감성이란 표현으로 특징을 만들었다. 

그동안 레트로 코드를 결합한 사례는 많았다. 언더테일, 스펠렁키 등은 플랫폼 성능과 관계없이, 특유의 감성을 강조했다. 국내 게임에는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도트 그래픽을 메인 콘셉트로 내세웠고, 서비스 6년차 스테디셀러로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레트로 게임의 장점을 가장 편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장르는 RPG와 아케이드 게임이다. 낮은 퀄리티의 그래픽, 제한적인 편의기능의 첫 인상을 다른 관점으로 젤다의전설 풍, 슈퍼마리오 풍처럼 표현하면 장벽을 낮추고 흥미롭게 만든다. 

관점을 비트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게임성이다. 레트로 코드는 보조일 뿐, 게임은 항상 새로운 시도와 재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감성만 호소하는 게임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과거 록맨 9, 10은 오랜 공백기를 깨고 출시됐으나, 변화 없는 게임성과 차지샷, 슬라이딩을 유료 DLC로 판매한 선택으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캡콤은 8년 후 록맨 11을 선보이기 전까지,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레트로 코드는 흥행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 언더테일, 스타듀밸리, 좀비고등학교 등 도트 게임으로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비슷한 감성을 어필한 인디 게임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기존 인디게임 이하의 퀄리티로 제작되어 실패 사례로 남았다. 

레트로 게임 개발이 최신 게임만큼 어렵다는 사실이다. 기존 게임과 다른 재미를 어필해야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도트 그래픽과 8, 16비트 사운드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 시장 분위기가 좋음에도 흥행 가능성 높은 레트로 게임을 양산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최신 게임이 레트로 게임을 벤치마킹해야할 교훈도 있다. 고퀄리티 그래픽과 사운드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임의 공통점은 겉모습에 버금가는 흥밋거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레트로 게임의 감동은 어수룩한 외형과 다른 탄탄한 게임성 사이에서 극대화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레트로 게임의 선전이 계속될지 주목할 만하다. 가디언테일즈가 여전히 앱마켓 매출차트 상위권에서 레트로 게임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고 핀볼 액션게임 월드 플리퍼와 크루세이더 퀘스트 개발사의 신작 가디스 오더도 도트 그래픽을 앞세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유행은 돌고돈다’라는 말처럼 레트로 게임의 재조명은 모바일게임에 적지 않은 충격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최신기술과 레트로 코드 사이에서 게임성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콘셉트를 고를지, 어떤 방식으로 유저들과 공감대를 쌓아야할지 개발사들의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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