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의 4분기 실적발표가 일단락됐다. 대부분 전년에 비해 매출상승이 있었다. 모바일 시장 확대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산업 활성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넥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 모바일 MMORPG 주력 업체들의 성적이 두드러진다. 그밖에 가디언테일즈와 같이 혜성처럼 나타나 평가와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도 보인다. 게임사 실적을 견인한 게임들이 곧 2020년을 대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 "엔씨는 무적이다, 리니지는 신이고"
매출 2조 4,162억(42%↑) / 영업이익 5,866억(72%↑)

국내에서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엔씨를 상징하는 리니지 IP의 힘이 여전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올해도 구글 매출 1,2위를 나눠가졌다. 연간매출은 각각 8,287억원과 8,496억원. 모바일게임 매출은 리니지2M을 발판 삼아 전년 대비 72% 성장했다.

사장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왔던 PC플랫폼 리니지 역시 '현역'이다. 리니지와 리니지2는 둘이 합쳐 약 2,800억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로열티 수익을 고려하면 리니지 IP가 작년 벌어들인 금액만 2조원을 넘긴다. 앞으로도 리니지 천하가 긴 시간 이어질 것을 예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넥슨 - "18년째 전성기 경신, 메이플스토리"
매출 3조 1,306억(18%↑) / 영업이익 1조 1,907억(18%↑)

2003년 등장한 게임이 아직도 국내외 게임시장을 흔들고 있다. 넥슨은 한국 게임계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달성했고, 그 중심에 신작들 사이에서 기둥으로 자리잡은 메이플스토리가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한국에서 98%, 북미·유럽 134%, 남미 85%. 18주년을 앞둔 게임이라고 믿을 수 없는 상승세다.

초창기 메이플을 즐기던 '초딩'들이 직장인 세대가 되는 사이, 신규 유저 유입도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출시 6년차 메이플스토리M까지 11월 더 비기닝 업데이트 이후 역주행을 달렸다. 메이플스토리는 이미 차세대 민속놀이 반열에 오른 것일지도 모른다.

넷마블 - "일곱개의대죄: 그랜드 글로벌"
매출 2조 4,848억(14%↑) / 영업이익 2,720억(34%↑)

2019년 한국과 일본 출시부터 게임 만듦새에서 호평을 받았고, 실적 역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성과는 차원이 다른 '대박'이었다. 일곱개의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작년 3월 전세계 출시 하루 만에 13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화제와 매출을 동시에 잡았다.

흥행 지역도 골고루 분포됐다.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 남미, 미국 마켓에서 최상위에 올랐다. IP 로열티로 인해 매출 대비 이익률이 비슷한 규모 게임사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세븐나이츠2 흥행으로 영업이익 보완도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 "가디언테일즈, 롱런 효자가 될 것 가테"
매출 4,955억(27%↑) / 영업이익 666억(90%↑)

지난 7월 도트 RPG 하나가 등장할 때만 해도, 지금의 성적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의 1년 농사에서 가디언테일즈 퍼블리싱은 분기점이었다. 3분기 모바일 매출은 이전 분기보다 98% 치솟았고, 글로벌 서비스 초반 누적 가입자 550만을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게임성과 스토리를 향한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가디언테일즈 서비스는 장기간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월드 10 업데이트에서 보여준 스토리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앞으로도 회자될 만하다.

웹젠 - "대천사, 'R2'라는 날개를 달다"
매출 2,940억(67%↑) / 영업이익 1082억(109%↑)

뚜렷한 신작 부재로 침묵에 빠졌던 웹젠에게 2020년은 반전의 시간이었다. '전문 분야'인 MMORPG에 집중한 결과다. 상반기 뮤 아크엔젤이, 하반기 R2M이 연달아 차트 최상위권을 점령했다.

R2M은 2006년 이후 처음 나온 R2 IP의 신작으로 대흥행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체 매출 중 6%에 불과하던 R2 IP의 매출 비중은 2020년 21%로 늘었다. 웹젠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28% 성장했다. 웹젠을 대표하는 양대 IP '뮤'와 'R2'가 궤도에 오른 지금, 해외 서비스 진출 결과가 추가 도약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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