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2017 현장에서 첫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한지 어느덧 3년이 넘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올해도 운영 문제를 안은 채, 2021년 청사진을 강행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얼리액세스 단계부터, e스포츠화가 결정됐던 게임이다. 게임스컴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과 이후에 열린 지스타 2017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등의 국제 대회 모두 정식출시 이전에 개최됐다.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 당시 펍지 김창한 대표는 “국내 e스포츠는 자국의 IP(지식재산권)가 없어, 발전하는데 제약이 있었다”라며 “앞으로 배틀그라운드를 다함께 보고 즐기는 문화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펍지의 비전과 달리 매 대회마다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불완전한 최적화로 튕김 현상이 발생했고 선수들이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과 옵저빙 문제가 부지기수다.

2일에 열린 한중전 파트너스 리그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 문제로 얼룩졌다. 해당 대회는 한국과 중국 배틀그라운드 파트너, 총 64인이 참가하는 친선 교류전이었다. 하지만 일부 중국 파트너들이 불법 프로그램(사격에 도움을 주는 에임핵, 적의 위치를 알려주는 핵)을 사용했고 이에 국내 파트너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대회는 파국을 맞았다.

핵 사용 의혹은 대회 첫날부터 제기됐으나, 실질적인 추방 조치는 대회 마지막 날인 3일차에 이뤄졌다. 후속 대응 또한 아쉬웠다. 펍지는 대회가 종료된 지 4일 만에 배틀그라운드 공식카페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하루가 더 지나서야 중국 파트너들의 처분을 추가 사항으로 덧붙였다.

게임사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유저가 핵을 사용하는 행위는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진다. 핵 사용 정황이 대회 첫날에 포착됐음에도 밴 조치가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펍지의 뒤늦은 대처는 옵저버와 보안 프로그램을 감안하면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문제는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S(이하 PGI.S)에서도 발생했다. 순위결정전 2일차 A-D조 1라운드 경기 이후, 대회가 2시간가량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장에서 발생한 기술적인 오류 때문이었다.

관전 환경도 불안정했다. 캐릭터와 차량이 순간이동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등의 관전 렉은 경기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2, 3라운드에서 담원 기아와 T1이 치킨을 획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퍼즈로 생긴 불안감은 2일차 일정이 끝날 때까지 남아있었다.

한 달 동안 2차례 대회를 열었고 모든 대회에서 서로 다른 유형의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한중전 파트너스 리그의 여파로 인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시청하는 국내 유저들의 신뢰도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졸속 진행으로 친선 대회의 의미는 사라졌다. 결과만 보면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2년 전 MET 아시아 시리즈와 다를 바 없다.

약속은 매번 다른 형태로 지켜지지 못했다. 유연하게 대응해도 쉽지 않은 게임업계에서 펍지는 언제나 비슷한 이슈를 겪고 사과문과 재발 방지 약속을 새로운 내용으로 갱신했다. 반복되는 실수는 고정 팬층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펍지는 PGI.S를 시작으로 PCS4, PCS5, PGC 2021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무대를 확장하는 노력도 좋지만 대회의 완성도와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점검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라면 2021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미래는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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