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실패했다. 3번째 도전이다.

이지투온 리부트R 출시가 3월 17일, 스팀 얼리액세스로 정해졌다. 기다림은 길었다. 작년 7월 예정이었지만 개발 연기가 있었고, 연말까지 일정에 대한 확답 없어 유저들의 애를 태웠다.

올해 시작과 함께 이지투온 리부트R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플레이 영상도 연달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 비해 깔끔하게 리마스터된 해상도, 초창기부터 최근작까지 골고루 들어간 수록곡이 눈에 띈다.

EZ2AC 시리즈는 통칭 '이지투'로 부른다. 1999년 출시한 이지투디제이 첫 타이틀은 한국 리듬게임 역사의 시작점이었다.

비트매니아 흥행으로 아케이드 리듬액션 장르 열풍이 불었고, 국내외 수많은 아류작이 쏟아졌다. 그중 이지투디제이는 궤가 다른 품질을 선보였다. 채보 퀄리티나 BGA, 세련된 UI 등 뚜렷한 장점을 통해 오락실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흥행의 핵심 비결은 음악이었다. 'Look Out', 'STAY' 등 시리즈 초창기를 수놓은 명곡들은 아직까지 유저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그밖에도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보스곡과 누구든 편하게 칠 수 있는 초보자용 곡이 좋은 균형을 이뤘다.

후속작이 나올수록 유행은 거셌다. 2nd에 이어 3rd TRAX가 출시된 2001년이 절정기로 꼽힌다. 당시 오락실에서 이지투 플레이를 위해 동전을 걸고 줄을 선 모습은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중국 등 해외 인기도 곁들여져 활발한 수출이 이루어졌고, 개발사 어뮤즈월드는 연간 수백억원 매출을 올리는 업체로 성장했다.

2013년 버전 이지투온 리부트
2013년 버전 이지투온 리부트

PC방 열풍이 불고 아케이드의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이지투 역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핵심 인력이 대거 퇴사하면서 개발력이 급감했고,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야심차게 출시한 댄스게임 이지투댄서(EZ2Dancer)가 흥행에 참패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여기에 코나미가 제기한 저작권 소송에서 어뮤즈월드가 일부 패소한 것도 기름을 부었다. 지나치게 빨리 이루어진 난이도 인플레이션 현상도 신규유저 유입을 막는 역할을 했다.

이지투온은 시리즈 중흥을 위한 플랫폼 이전 프로젝트였다. PC온라인으로 전환해 2008년 처음 출시했다. 다음해 대형 업데이트를 통해 해금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크게 개선했다. 하지만 결국 2009년 10월,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3년, '이지투온 리부트'란 이름으로 시리즈 부활을 시도했다. 역시 PC온라인이었다. 신곡 업데이트와 신규 모드까지 추가하면서 전작에 비해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접속자 부진이 심해지면서 반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겪었다.

장나라 '나도 여자랍니다'의 원곡 'Lovely Day'도 돌아온다
장나라 '나도 여자랍니다'의 원곡 'Lovely Day'도 돌아온다

이지투온의 2연속 실패 이유는 비슷했다. 과금모델의 한계가 있었다. PC온라인 플랫폼에서 리듬게임이 매출과 유저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려웠다. 결국 곡 1회 플레이마다 포인트가 차감되는 부조리한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유저들은 등을 돌렸다.

3번째 도전, 이지투온 리부트R은 PC 스팀으로 도전한다. 과거에 비해 환경은 갖춰졌다. 패키지 구매 패턴이 전멸에 가까웠던 2010년 전후와 비해, 현재 스팀에서 게임을 선구매하는 유저층은 급격히 늘었다.

리듬게임 라이벌이었던 디제이맥스가 패키지 및 DLC 판매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도 좋은 발자취가 된다. 물론 디제이맥스 역시 판매 방식뿐 아니라 현재 기준에 맞는 퀄리티와 유저 요구 충족이 중요 비결이었다. 다만 기본적인 수익구조를 개선할 기반이 만들어져 있다는 점은 이지투온에 호재다.

이지투온의 2전3기는 희망편으로 끝날 수 있을까. 이지투와 디맥 시리즈는 2021년 다시 같은 플랫폼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까. 멀고 먼 길을 돌아온 부활의 결과물은 3월 17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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