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사옥에서 13일 오후 2시부터 개최한 마비노기 밀레시안 간담회가 14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새벽까지 이어진 행사였지만 그동안의 문제들을 정리해온 유저들의 질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고,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답변을 전달하지 못하면서 행사 시간이 크게 늘었다. 

이날 행사에 마비노기 민경훈 디렉터, 김형선 콘텐츠 팀장, 이경선 GM팀장, 최태환 기술팀장과 5인의 밀레시안 대표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송출됐다. 

마비노기 민경훈 디렉터는 간담회 시작에 앞서 “마비노기를 사랑하는 유저들의 마음을 알고 있음에도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하다”라며 “게임을 향한 마음은 개발진과 유저 모두 다르지 않다고 믿고 있으며, 밝은 미래를 위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행사는 콘텐츠 개선 로드맵 발표와 성명문에 포함된 7가지 안건에 대한 개발진 답변, 288건의 개선 희망안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간담회가 다음날 오전 4시 30분까지 이어지면서, 시간 관계상 현장에서 처리하지 못한 159건의 희망안은 차주 공지사항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콘텐츠 개선 로드맵은 지난 2월 18일부터 2주 동안 집계한 유저 설문조사를 토대로 결정한 사항이며, ‘쾌적한 플레이 환경 구축’, ‘재화 수급/소모 구조 개편’, ‘재능 밸런스 조절’으로 분류했다. 

쾌적한 플레이 환경 구축은 렉으로 불편을 느꼈던 약 1,500명 이상의 유저들을 위한 조치다. 마비노기는 3월에 서버 머신을 교체하고 5월 편의성 개선 패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재화 수급과 소모 구조 개편은 불필요하게 소비 재화를 줄이고 보상을 상향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은행 입금 수수료를 삭제해서 부족한 골드 수급을 보완하고 전투 콘텐츠 개편의 일환으로 보상도 확대한다. 또한 던전 가이드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해서, 던전 입장 전에 예상 보상과 요구 스펙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재능 밸런스 조절은 소외됐던 재능들을 상향평준화한다. 재능별 특장점이 단점으로 변질된 경우를 줄이고 효용성을 확장한다. 

3종의 로드맵은 업데이트가 확정된 사안으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공지사항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민 디렉터의 발표 이후에는 간담회에 앞서 마비노기 측에 전달된 유저 성명문 속 7가지 안건이 토론 주제로 다뤄졌다. 

고객 센터의 무성의한 운영과 오류 수정 과정을 어떻게 개선할지
밀레시안 대표들은 인게임 오류를 고객 센터 측에 제보했음에도 막연하게 기다려야 했던 사례를 지적했다. 향긋한트러플은 “몇몇 텍스트 지문 오타의 경우, 제보 이후에도 몇 개월 동안 수정되지 않고 남아있다. 버그 현황 파악뿐만 아니라 신속한 처리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마비노기는 유저가 문의 내용의 처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답변했다. 마비노기 CS 담당자의 게임 이해도 교육 과정을 확대하고 버그 수정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5년 전, 유료 아이템 검수 프로세스 강화를 약속했음에도 사건이 재발한 이유
민 디렉터는 설명에 앞서, 2014년 메모리얼 상자 구성품 오류와 2020년 케모노 프렌즈 콜라보 이벤트 이슈는 서로 다른 문제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전자는 확률과 구성품 시스템 검수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시작됐으나, 후자는 담당자가 수치를 혼동한 케이스였다. 이에 마비노기는 검수 단계를 2단계 추가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신설하고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문제가 재발했을 때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 민 디렉터는 검수단계를 추가해도 이슈가 발생했다면, 새로운 툴 개발과 인력 충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세공도구의 확률 및 테이블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
트럭시위의 도화선이 됐던 세공도구 확률은 넥슨의 방침에 따라 모든 확률 테이블을 공개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민 디렉터는 모든 유저들이 쉽게 세공도구 확률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테이블을 홈페이지에 신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3월 중 공개될 테이블에는 랭크업, 능력치 개수, 옵션별 확률 등이 모두 포함된다. 

모든 확률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상반기 내에 도입된다. 해당 시스템은 유저들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 유저들의 세공 도구 결과를 종합해, 확률표와 대조해볼 수 있다. 

간담회 이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주제인 만큼 유저 대표단은 민 디렉터의 답변에 질문을 이어갔다. 8가지로 정리한 마비노기 세공 데이터 공개 요구사항을 개발진 측에 전달하고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 민 디렉터는 당장 답변이 어려운 8번 항목을 제외하고 모든 요구사항을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주기적인 오프라인 기반 간담회 개최
이번 밀레시안 간담회가 개최되면서 해당 안건은 별도의 질의응답을 진행하지 않고 넘어갔다. 

슈퍼계정, 아이템 복사 의혹을 받고 있는 만돌린 서버 유저 ‘nath’
2016년 발생했던 nath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nath는 넥슨 내부 직원이 아니며, 부당한 방법으로 아이템을 복사한 일반 유저로 드러났다. 넥슨은 nath 관련 제보를 받은 지 이틀 만에, nath와 연관된 12개 아이디를 모두 제재하고 조사에 나섰다. 

그동안 nath는 약 1만 회에 걸쳐 총 62만 개의 아이템을 복사했으며, 4,740 개의 아이템을 990회의 거래로 유출됐다. 복사 아이템은 99% 회수 했으나, 거래로 유출된 아이템 중 일부는 피해자 확산을 우려해 회수하지 않았다. 

민 디렉터는 사건 발생 당시, 공지사항과 개발자 노트로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적절한 공지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해당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투명한 공지를 하지 않은 점이 가장 부끄럽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며 “유출 아이템 규모가 방대하고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라, 매듭짓지 못하고 지나갔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최태환 기술팀장은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API 데이터를 공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보API 데이터를 공개하면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게 먼저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추가 공지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파멸의 부름 쇼케이스 내용을 사전 유출한 내부 직원의 처리 내용과 결과
해당 내용은 2017년 쇼케이스 리허설 이후, 마비노기 커뮤니티에 파멸의 부름 주요 내용이 유출된 사건이다. 넥슨은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내부 유출차를 찾으려 했으나, 자료 부족으로 실패했다. 이후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의 행사에 앞서, 관계자에게 비밀 유지 서약서를 전달하고 리허설에는 실제 자료가 아닌 별도의 내용을 사용하도록 조치했다. 

민 디렉터는 “nath와 마찬가지로 유저들에게 대처 과정을 설명하지 않은 결정은 정말 잘못된 판단이었다”라고 사과했다. 

시위에 대한 운영진의 모든 입장을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개제할 것
앞으로 마비노기는 개발과 업데이트 의도, 계획을 발표할 때 개발자 노트를 활용할 계획이며, 유저들이 해당 내용을 더욱 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인터페이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아래는 7가지 안건 발표에 대한 토론 중 일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Q: CS 담당자들을 재교육하겠다는 답변은 이전에도 들었었다. 어떻게 재교육을 할 계획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이경선: 마비노기 CS팀에 입사한 직원들은 메인스트림 G1부터 단계적으로, 회사에서 부여한 미션을 클리어해야 한다. 미션과 더불어 퀴즈로, 직원이 정말 이 콘텐츠를 숙지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러한 과정은 3개월 동안 계속되고 이후에는 부피감 있는 콘텐츠 위주로 교육한다. 

Q: 고객센터에 실시간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도 프로세스 자체가 빨라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김형선: 매일 다양한 버그가 접수되는 만큼 모든 버그를 동시에 처리하기 어렵다. 서버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플레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다음이다. 말씀 주셨던 텍스트 오류를 우선순위에서 미뤄냈던 부분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인력을 충원해서라도 더욱 빠르게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Q: 과거에도 프로세스를 고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오류는 재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나?
민경훈: 사과를 먼저 드리겠다.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은 결국 프로세스의 누락이고 담당자의 실수다. 즉각적인 변화를 보여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검수 과정을 2단계 추가해서 완성도를 높이겠다. 

Q: 공개하지 않은 데이터를 조작해서 과금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민경훈: 세공도구 확률을 모두 공개한 조치는 유저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함이다. 이러한 노력이 유저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잘 모르겠으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부적인 데이터를 그대로 보여드릴 수는 없어, 간단하게 정리해서 공개하겠다. 로직을 공개하더라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 

Q: 세공도구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처음 말한 시기는 2년 전이다. 그동안 공개가 미뤄진 이유는 무엇인가?
민경훈: 공개 전에 정리해야할 부분이 많았다. 모든 부분을 의혹 없이 처리해야 하는 만큼 제대로 준비하고자 했다. 또한 당시 신임 디렉터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콘텐츠가 많았다. 세공도구 확률과 더불어 산적한 업데이트를 처리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하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욕심을 부린 것 같다. 명맥한 오판이었다. 

Q: 오픈 API 타임라인 기능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는?
민경훈: 넥슨은 내부 로그와 게임 서버 접근 권한 등 보안 이슈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접근해서 보안 이슈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항상 로그를 남기고 엄중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픈 API 타임라인은 확실하게 확인해서 도입 여부를 4월 이내로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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