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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패스, 구독형 게임의 시대... MS가 정답이었나?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4.12 21:02

8년간 조용하던 콘솔 저울추가 흔들린다. 방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쪽이다. 

2017년 MS가 게임패스를 처음 발표했을 때, 콘솔 게임계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인 관계자는 많지 않았다. Xbox One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에게 완벽하게 밀렸다. 차세대 콘솔 전쟁에서도 PS5 독점작에 더 많은 관심이 몰려 있었다.

MS는 Xbox 콘솔 플랫폼에 집착하지 않았다. 파격적이었다. PC 플랫폼만 가지고 있어도 게임패스 지원 게임의 과반을 즐길 수 있다. 조건을 충족할 경우 모바일 클라우드 플레이까지 가능하다. 무리한 출혈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플랫폼 독점을 포기할수록 Xbox 기기를 구매할 요인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게임패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작년 4월 구독자 15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 1월 얼티밋 상품 구독자만 1,800만명에 이르렀다. 구독형 게임상품은 먼 미래가 아닌 현재의 트렌드가 됐다. 차세대 콘솔 전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MLB 더쇼 21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오직 PS 독점으로 만날 수 있는 전세계 대표 야구게임이 멀티플랫폼 출시를 발표했다. 여기까지는 MLB 사무국이 요청한 계약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시와 함께 Xbox 게임패스에 추가된다는 소식은 무게감이 달랐다.

PS 유저가 8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게임을 Xbox 유저는 1만원으로 즐길 수 있다. 게임 하나뿐 아니라 수많은 게임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혜택과 함께. 더쇼 유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새 게임패스는 주요 스포츠게임 라인업을 모두 손에 넣은 뒤였다. 

스포츠게임은 게임패스에 최적화된 구조를 가졌다. 1년 단위로 새 타이틀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발전이 빠른 편은 아니다. 매년 비슷한 게임에 풀프라이스 가격을 지불하는 일은 유저 입장에서 부담이다. 평생 그 게임 하나만 즐기는 유저를 제외하면, 구독형 서비스는 구매 리스크를 깔끔하게 없애는 모델이다.

비단 스포츠게임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게임패스 만족도는 장르를 불문하고 높게 나타나며, 그 반응은 구독자 급증으로 돌아오고 있다. 가장 자주 꼽히는 장점은 효율적인 게이밍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임패스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게임은 1개월 전 미리 공지된다. 유저는 미리 얻은 정보를 통해 곧 내려갈 게임의 플레이를 마치거나, 곧 등재될 게임을 따로 구매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 한번 올라온 게임은 평균 1년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부담이 없다.

갈수록 오르는 게임 가격도 게임패스 가치를 높인다. NBA 2K21을 필두로, 차세대 콘솔 버전 게임들의 가격은 8만원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격 인상 명분은 있다. 15년 동안 각종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AAA 게임 가격은 고정이었다. 그 사이 개발비는 급격히 올랐다. 

그러나 이미 게임 구매의 주류는 다운로드판이 되었고, 유통 비용이 큰 패키지에 비해 상대적 가격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풀프라이스 가격을 주고 구매했지만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대작이 늘어나면서 유저 불만도 오른 상태다. 

게임패스 확대가 소니에게 악재인 이유는 차세대 콘솔 시장이 아직 제대로 개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세계적 유행이 계속되면서 PS5와 Xbox 시리즈X/S 공급이 지연됐다. 짐 라이언 SIE CEO는 "올해 하반기쯤에야 PS5 공급부족 사태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 아직 충분한 양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차세대 콘솔기기를 기다리는 유저들은 아직 플랫폼을 선택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들기는 움직임을 보인다. 

소니의 강점은 독점작이었다. 하지만 플랫폼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그 장점도 함께 희미해진다. PS 진영 독점으로 출시해온 시리즈들이 PC와 기타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너티독 게임과 갓오브워 정도를 제외하면, PS를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대작 IP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Xbox가 독점작 역시 밀리지 않는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MS의 베데스다 인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묘수'로 읽힌다. 필 스펜서 CEO는 베데스다 게임을 게임패스 플랫폼에 독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패스 라인업 확대는 점차 큰 압박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멀티플랫폼 강화, 대작을 향한 불신, 소규모 게임 다양화까지. 게임계 최신 트렌드가 게임패스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콘솔게임 적극 구매층일수록 게임패스 구독 효율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반면 비싼 가격, 까다로운 환불로 인해 콘솔 패키지 구매는 매력을 잃고 있다. 실망감을 준 대작들로 인해 유저의 신중함도 늘었다. 

소니가 불길한 그림자를 딛고 독점작 파워를 통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 혹은 MS의 구독형 게임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까. 새로운 세대의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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