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승격을 위한 막판 싸움이 시작됐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H3를 출시한 지 열흘이 지났다. 모두가 비기너리그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매번 승격에 성공한 구단주는 마이너리그에서 순위를 겨루고 있다. 프로야구 매니저를 계승한 게임성은 야구 매니지먼트 장르의 명맥을 잇는 모습이다.

출시 직후 걱정도 있었다.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잦은 점검이 이루어졌고, 버그 제보도 많았다. 하지만 안정화를 거치면서 'H3'호의 순항이 계속됐다. 프로야구 개막 시즌에 맞춰 구단 경영 욕구를 이끌어내는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다운로드 성적이 고무적이다. 출시 일주일이 넘은 지금도 플레이스토어 인기 1위를 유지하면서 활발한 유저 유입이 벌어지고 있다. 출시 극초반 아쉽다고 느꼈던 부분 역시, 플레이를 계속할수록 준수한 만족도를 이끌어낸다.

경제의 핵심 재화 '위닝볼', 의외로 수급 괜찮다?

위닝볼은 게임의 거의 모든 곳에서 활용되는 재화다.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는 등 편의성부터 시작해서, 프리미엄 스카우터나 일부 패키지 구매 등 유료구매의 핵심 축을 담당한다. 유저끼리 선수를 거래할 수 있는 이적시장 역시 위닝볼을 화폐로 사용한다.

출시 극초반은 위닝볼 과금유도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 인게임 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곳이 크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그를 하나씩 끝마칠 때마다 기대 이상의 위닝볼이 수급되기 시작했다.

3회에 걸친 리그 결산, 최종결과에 따른 업적 보상, 주간 퀘스트 보상까지. 과금을 하지 않아도 위닝볼을 얻는 계기는 많다. 특히 정규리그를 우승으로 끝내면 수천 개의 위닝볼이 한번에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이너리그 입성까지 평균 5천개 가량의 위닝볼은 충분히 얻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적시장의 존재로 인해 원하는 라인업을 꾸리는 작업도 수월하다. 덱 수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가성비 좋고 시너지 맞는 선수를 1천개 이하 위닝볼로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스카우터는 풍성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선수 판매로 얻는 양도 많다. 마음만 먹으면 단일연도+단일구단 덱 구성도 이번달 내 가능하다.

선수 성장 난이도, 인플레

과거 프로야구 매니저는 선수 라인업을 맞추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진정한 콘텐츠는 선수 성장부터 시작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시스템을 프로야구 H3에 가져온 만큼, 스킬블록 등 성장 아이템을 얼마나 원활하게 제공하느냐가 만족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H3만이 가진 특수한 시스템은 '개성'인데, 장단점을 따지기가 아직은 조심스럽다. 실제 선수 특징을 반영한 개성이 능력에 반영되고, 스킬블록 칸을 개방하면서 무작위로 새로운 개성이 추가된다. 여기서 운에 따라 유저가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다. 터널이나 선풍기처럼 능력에 악영향을 주는 개성이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현상은 위닝볼 인플레다. 위닝볼을 많이 제공하는 만큼 따라오는 반동 현상이다. 이적시장이 점차 활성화되는 만큼, 이미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는 카드도 종종 보이고 있다. 더불어 부계정을 다수 돌려서 위닝볼 작업을 하는 유저도 있어 시장 재화가 풀리는 속도가 빠르다.

어떤 장르보다 '정교한 운영'이 중요하다

현재 골든글러브 카드 3장, 팀 코스트 180 정도로 마이너리그에서 승격 노릴 만큼의 순위는 유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부터는 선수 강화와 성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금을 통해 앞서나가려 하는 유저, 천천히 성과를 이루며 따라가려 하는 유저의 격차도 벌어질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속도 조절, 선수 및 재화 밸런스 유지는 큰 숙제다.

14일 업데이트에서 EX 및 레어등급 라인업 제한을 1에서 2로 늘리는 패치가 있었다. 이 사실을 하루 전에 공지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유저 중 다수는 EX등급 카드가 없거나, 1장을 중심으로 덱을 구성해왔다. 지금 타이밍에 상한선을 따라가기 벅차다. 적어도 1개월 이후의 로드맵을 미리 밝히거나, 덱파워 상한선을 천천히 푸는 등의 방침은 필요해 보인다.

프로야구 H3는 오랜만에 만난 야구 매니지먼트다. 매일 두어 번만 접속하면 구단 관리에 어려움이 없고, 구단 성장을 함께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섬세한 소통과 운영이 필요하다. '라이트 플레이'라는 정체성이 최대한 오래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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