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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개정판' 동화, 니어 레플리칸트
송진원 기자 | 승인 2021.04.26 16:03

동화는 성별과 나이, 세대와 관계없이, 모두가 공감하고 이해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동화의 이미지는 동심과 같았습니다. 주인공이 아무리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지라도, 언젠간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결말로 이야기가 끝날 것임을 독자들은 알고 있죠. 

하지만 니어 시리즈가 보여주는 동화의 이미지는 어딘가 비틀려있습니다. 이야기의 행방부터 어디로 흘러갈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같은 교훈 또한 거리가 멉니다. 이러한 내러티브 구조야말로 요코오 타로 디렉터와 니어 시리즈의 명성 그리고 매력을 이루는 핵심으로 꼽히죠. 

니어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니어 레플리칸트가 버전업되어 10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장점인 내러티브는 그대로지만 출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스팀 최고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특징들이 전 세계 웹진과 유저들의 호평을 산걸까요?

업그레이드된 경쾌한 액션
10년 전, 원작의 준수한 평가는 스토리와 사운드가 견인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게임으로서 수작이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지만, 불편한 전투와 편의기능 등은 명작 반열 진입에 걸림돌로 작용했죠. 전투는 록온조차 없었고 초보 유저를 위한 배려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비판의 타겟이었던 전투는 버전업을 거치면서, 놀라울 정도로 트렌드에 걸맞게 탈바꿈했습니다. 모든 액션이 새롭게 리모델링되었을 뿐만 아니라, 록온 시스템과 튜토리얼, 자동전투 시스템 등의 편의기능까지 도입되었습니다. 전투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은 유저라면 자동전투를 사용해 버튼 하나만으로 대부분의 전투를 노히트로 클리어할 수 있죠. 

새롭게 바뀐 전투는 전작이자 후속작인 니어 오토마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빠르고 경쾌합니다. 마법과 무기 두 요소를 활용한 콤보는 무한대에 가까운 변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록온 시스템으로 시점 조절이 간편해지면서 스타일리쉬한 액션 연출을 감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달라진 그래픽, 여전한 스토리
액션과 더불어 가장 큰 차이점은 그래픽을 꼽을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도 PS3 버전과 이번 버전업 그래픽을 비교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특히, 모델링만큼은 단순히 ‘깔끔하게 만들었다’ 수준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높은 퀄리티 상승을 보여줍니다. 

다회차를 거듭해야 조금씩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스토리 구조는 동일합니다. 월드에 특색 있는 마을들이 배치되어 있고 그 속에 녹아있는 이야기 속에 유저들이 개입하는 방식이죠. 여동생의 병을 고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느 시점부터 걷잡을 수없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로 많은 팬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다만 10년 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퀘스트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로 보입니다. 수많은 서브 퀘스트 중 일부는 들쭉날쭉한 난도로 유저를 자극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픽과 스토리는 버전업의 잠재력과 한계를 모두 보여줍니다. 새로운 모델링으로 재단장한 액션과 CG는 기존 팬들과 시리즈를 처음 접한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반면, 반복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행운을 시험하는 서브 퀘스트는 현 세대 트렌드에 어긋나는 불협화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명확한 버전업의 이유
니어 레플리칸트는 리메이크도 리마스터 게임도 아닙니다. 플레이할수록 개발진이 게임의 업그레이드를 왜 버전업이라 칭했는지 여실히 체감됩니다. 그래픽과 액션은 그야말로 환골탈태급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사운드 역시 끊김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편곡을 새롭게 거쳤죠.

몇몇 요소에서 리메이크급 변화를 보여줬지만 내러티브 구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멀티 엔딩을 모두 개방하려면 반복적인 플레이를 이어가야하고 지루한 서브 퀘스트는 장비 강화와 업적 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죠. 잠재력과 더불어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는 업그레이드를 칭하기에, 버전업이란 중간적 정의가 필요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호불호는 나뉠 수 있지만 좋은 평가를 받기엔 충분합니다. 니어 레플리칸트는 변화 속에서도 원작의 팔색조 같은 특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을 모두 담은 세계관을 2021년 유저들에게 표현하기에 이번 버전업은 최고의 선택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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