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레이드 다음 청사진이 점차 선명해진다.

현재의 모습은 썩 좋지 않다. 2020년 베스파 연간매출은 682억원이었다. 2019년 1,005억원에 비해 30% 이상 하락. 연간적자는 318억원으로 늘었다. 기둥 역할을 하던 킹스레이드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스파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올해 임직원 연봉을 1,200만원 일괄 인상한 것. 그와 동시에 모든 프로젝트와 직군에서 인재 공개채용에 나섰다. IT업계 연봉 일제 인상으로 개발자 영입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미래를 위한 공격적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베스파의 입장이다.

베스파의 그림은 하반기 이후를 바라본다. 킹스레이드 이후 긴 시간 대형 신작이 없었다. 갈증을 해소해줄 타임 디펜더스(Time Defenders)가 일본 시장을 먼저 겨냥해 테스트에 나선다. 그밖에도 긴 시간 공들여온 신작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수면 위에 올라오고 있다.

타임 디펜더스는 2034년 도쿄를 무대로, 영웅들과 유저가 힘을 합쳐 다가오는 위험을 이겨내는 모바일 디펜스 RPG다. 과거 프로젝트 TD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바 있으며, 킹스레이드와 같이 2D 원화와 3D 모델링이 결합된 형태다.

지난 3월 대표 이미지와 CF 영상을 공개했고, CBT 모집에 유저가 몰려들면서 3천명 규모로 확대됐다. 당초 5월 6일 통합 CBT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막바지 밸런스 작업에 만전을 기울이기 위해 13일로 미뤘다.

베스파 관계자는 "실제 원화와 인게임 모델링이 차이가 없는,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을 최고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매력적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며, 스테이지 특성과 적 특성을 고려해 다채로운 전략 전술이 필요한 디펜스 RPG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테스트를 먼저 진행하는 이유에 몇가지 해석이 나온다. 일본은 킹스레이드가 글로벌 신화를 만들어낸 전초기지다. 스토어 차트 바깥에서 출발해 입소문을 타고 매출 TOP10까지 오르면서, 한국에 이어 연속 역주행 신화를 만들었다.

경쟁력 바로미터가 일본이라는 점도 테스트 가치를 높인다. 모바일 수집형 장르의 유저 저변과 매출 규모가 모두 최상위권인 지역이다. 순수 규모는 중국이 가장 크지만 폐쇄적 시장이라 테스트베드로 삼기는 어렵다. 넷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역시 일본에서 먼저 CBT와 정식출시를 마치고 시장 확대를 타진하는 상황이다.

베스파는 일본에서 킹스레이드로 기업 인지도를 갖췄고, 가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피드백 수집에 나섰다. 최고의 상태로 게임을 다듬은 뒤 킹스레이드의 글로벌 정벌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 엿보인다.

그밖의 신작 역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스파는 채용공고를 통해 총 5개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그중 타임 디펜더스를 제외한 4종 신작이 베스파 자체개발이다.

장르 역시 다양하다. 콘솔게임 프로젝트를 비롯해 모바일 MRPG와 SRPG 신작을 준비하고 있으며, 턴제 RPG로 표기된 신규 프로젝트 역시 눈에 띈다. 플랫폼은 공개되지 않았다. 타임 디펜더스에 이어 베스파의 라인업을 책임질 게임들이다.

기둥 IP인 킹스레이드의 유지 및 확장도 관심이다. 애니메이션 '킹스레이드: 의지를 잇는자들'이 중국에서 큰 누적뷰를 기록했고, 그 화제가 게임으로 이어질지가 변수다. 차기 프로젝트 중 킹스레이드 세계관을 계승하는 신작도 포함되어 있다.

타임 디펜더스는 CBT를 거친 뒤 이르면 상반기 내, 늦어도 하반기 정식출시를 실시한다. 베스파가 실적 하락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은 것은 신작을 향한 자신감이었다. 그것이 결과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베스파의 하반기 반격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