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리니지, 트릭스터M을 가장 잘 표현하는 별명이다.

트릭스터M은 20일 출시와 함께 관심을 집중시켰다. 원작 트릭스터에서 비주얼과 설정을 남기고, 시스템은 엔씨소프트의 방식으로 채웠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에서 사용한 뼈대가 트릭스터M에 그대로 녹아 있다.

모든 UI 구조를 비롯해 주요 과금모델, 패션과 펫 시스템, 컬렉션, 컴퍼니, 아이템, 거래소, PvP북과 랭킹 등을 똑같은 배치로 만날 수 있다. 필드에서 실시간으로 경쟁을 유발하는 방향도 같다. 매출 면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릭스터의 리니지화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물이었다.

중요한 것은 '트릭스터M 그 자체로 할 만한 게임인가'였다. 리니지는 한국 최고의 코어 유저층을 보유했다. 반면 리니지 IP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층도 많다. 트릭스터M의 공략 대상은 후자에 가깝다.

트릭스터, 경쟁 게임이 되다

비주얼은 모바일 기준에서 준수하다. 20년 전 도트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렵지만, 현대 그래픽에 맞는 문법으로 해석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옵션에 따라 모자, 귀, 꼬리 등 각 부위 표시를 정할 수 있다는 점도 캐릭터 해석에서 긍정적이다.

세계관은 원작과 같다. 스토리라인도 큰 틀에서 비슷하게 흘러간다. 거대 부자 돈 까발리에가 까발라 섬에서 트릭스터 게임을 열고, 보물찾기에서 이긴 자에게 유산을 넘긴다고 선언한다. 유저들은 모험가가 되어 돈 까발리에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트릭스터M은 원작 스토리를 리니지 방식의 경쟁 체제로 재구성했다. 기본 설정과 어울리는 동시에 원작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요소다. 능력치 개념도 리니지 용어를 그대로 가져왔고, 필드에서 언제든 분쟁과 통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같다.

실제로 필드 분쟁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여럿이 모여 필드보스를 사냥하다가 최상위 컴퍼니원들의 습격에 전멸하고 통제선언을 당하는 경험을 출시 이틀 만에 경험할 수 있었다. 리니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협동 요소도 계승 발전된 부분은 있다. 기간틱 폴리스를 넘어 까발라 유적지에 처음 진입하면 단독으로 사냥 퀘스트를 처리하기 버겁다. 이로 인해 파티사냥을 모집하는 글이 흔하게 발견된다. 컴퍼니 역시 장인 시스템으로 인해 혈맹에 비해 조금 더 체계적으로 변했다.

과금 장치는 비슷? 약간 완화?

리니지 시스템을 처음 겪는 유저를 위한 완충장치는 조금씩 존재한다. 무기는 강화에 실패해도 깨지지 않는다. 대신 내구도가 깎이는데, 높은 단계 강화일수록 많이 깎인다. 내구도가 0이 되면 사용하지 못하며 회복 수단은 현재 없다. 쉽게 말하면, 컬렉션에 추가 가능하게끔 배려는 해준다.

필수 버프는 리니지에 비해 확연히 완화됐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처럼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버프 구매는 없다. 매달 경험치 +30%와 최대 무게 +500을 제공하는 노티스의 슈퍼 택배 정도가 가장 큰 차이다.

리니지에 비해 하드코어해진 부분도 있다. 스킬에 레벨 개념이 생긴 것. 처음 스킬을 배우면 레벨1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같은 스킬북을 합치면 경험치를 채워 레벨업이 가능하다. 상점에서 파는 스킬북은 수량 제한이 있어서 추가 제작 작업이 필요하다.

희귀 스킬은 리니지와 비슷하게, 혹은 조금 더 중요하다. 사서(양)는 회복과 지원에 특화된 직업인데,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 스킬이 상점에서 팔지 않는 희귀 등급이다. 제작하기에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결국 투자나 행운을 통해 스킬을 얻거나, 거래소에서 힐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방법이 최선이다.

훗날 전쟁터가 될 트레저 스팟
훗날 전쟁터가 될 트레저 스팟

공성전 대신, 다이나믹 필드 쟁탈전

리니지와 같은 공성전은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성으로 불릴 만한 지역이 없다. 대신 드릴액션에서 착안한 트레저 스팟의 개념이 출현했다.

트레저 스팟은 드릴의 다우징 스킬을 사용해 발견할 수 있다. 최초 발견 유저에게 일정 시간 우선 발굴권이 부여된 뒤 전체공개된다. 각종 무기와 장비뿐 아니라, 귀중한 아이템으로 교환 가능한 하르콘을 얻을 수 있어 반드시 발굴해야 할 장소다.

중요한 점은, 상위 지역으로 갈수록 트레저 스팟 발굴 보상이 비약적으로 오른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까발라 유적지의 스팟은 적어도 고급 상자, 확률적으로 희귀 상자를 얻는다. 아직 일부 유저만 사냥 가능한 웁스 부두까지 유저가 몰릴 경우 스팟을 둘러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리니지에서 상위 혈맹의 핵심 통제 대상은 필드보스와 몬스터 사냥이다. 트릭스터M은 추가로 트레저 스팟을 둘러싼 거점전이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까발라 섬 보물찾기 대회를 배경으로 다루는 만큼, 세계관에 맞춘 경쟁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훌륭한 사업모델, 유저층 확장은 지켜봐야

리니지M과 2M은 훌륭한 '상품'이었다. 코어 유저 욕구를 정확하게 이끌어냈다. 그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은 결과물이 트릭스터M이다. 몇 군데에서 뼈대는 같다.

리니지 게임 플레이를 선호하지만 선 굵은 비주얼이 마음에 들지 않은 유저라면, 트릭스터M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기존 트릭스터와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원작 팬에게 추천하기는 어렵다

트릭스터M의 고공행진에서 살펴봐야 할 점은 유저층 구성이다. 엔씨는 젊은 세대, 여성층에게 리니지의 재미를 알리기 위해 보다 쉽고 순한 맛으로 다가서려는 목적을 가졌다. 목적대로 리니지에 관심 없던 유저들이 처음 빠져든 것인지, 본래 리니지 스타일을 즐기던 유저층이 재진입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결과가 어느 쪽이냐에 따라 사업적 장기 플랜이 결정될 수 있다. 트릭스터M의 장기 생명력도 여기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엔씨의 '직진 행보'가 유저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것인지 길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릭스터M은 분명,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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