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넥슨이 조용하다.

넥슨의 최근작은 작년 7월 15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이다. 이후 1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된 신작 일정이 없다. 상반기까지 신작 출시 없이 개발의 질적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된 내부 개발작은 카트라이더의 콘솔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뿐이다. 그밖에 퍼블리싱 게임은 코그(KOG)의 배틀액션게임 커츠펠, 일본 수집형RPG 코노스바 모바일 정도다. 자회사 넷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넥슨은 다작하는 게임사였다. 2018년 신작 10여종을 일제히 출시하기도 했고, 2020년 상반기에 이르기까지 신작 출시 일정은 촘촘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작년 상반기 조직개편 이후다.

넥슨의 불안요소? 'IP 노후화'

2020년,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실적이 굳건한 미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었다.

매출 핵심을 차지한 IP는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다. 이중 가장 젊은 던전앤파이터가 올해 16주년을 맞이한다. 신규 IP 개발은 계속 이어졌으나, 지금까지 가시적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수년간 자체개발한 게임들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야생의땅: 듀랑고는 참신한 시도였지만 효율적인 BM과 서버 운영을 내놓지 못했으며, 데브캣의 어센턴트 원은 1년을 버티지 못했다. 페리아연대기처럼 정식출시에 이르지 못한 채 결국 종료된 프로젝트도 상당수 존재한다.

주력 게임들의 수명이 오래 되면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동력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더불어 게임 퀄리티에 대한 눈높이 상승으로 인해 개발 부담이 올라간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다작'보다 '품질 상승', 체질 개선을 꿈꾼다

올해 초 넥슨은 개발본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9종을 공개했다. 테일즈위버M을 제외하면 모두 신규 IP다. MMORPG를 비롯해 중세 판타지 액션게임, 해양 어드벤처, 팀 대전액션 등 장르를 세분화해 시장 공략을 준비한다.

플랫폼이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띈다. 모바일 집중에서 벗어나 PC 플랫폼 비중을 대폭 회복시켰다. 프로젝트DR과 프로젝트P2는 PC-콘솔 멀티플랫폼을 노린다. 대작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개발기간 또한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큰 특징은 모두 내년 이후 출시를 바라본다는 것. 가벼운 게임의 다작보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오래 갈만한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 넥슨 측 설명이다. 2022년 1분기부터 출시 일정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신규 MMORPG에 200명 이상 개발진을 투입하는 등 인력 확보에도 힘을 쓰고 있다.

"3년 안에 IP로 내세울 게임 5종 확보가 목표"

김대훤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신규 IP 확보를 강조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넥슨 신규 개발본부 총괄을 맡은 인물이다. 개발력과 운영을 향한 불신에 대해서도 "마지막 기회"라는 말을 쓸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작 프로젝트 9종은 게임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넥슨은 게임 품질에 확신이 들었을 때 정식 명칭과 세부 정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결 조심스러운 행보다. 새로운 IP의 흥행은 차후 10년 먹거리를 담보할 수 있다. 출시 일정이 확정될 2022년은 넥슨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대 공룡이 굵직한 발걸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휴식이 끝난 뒤 돌아올 넥슨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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