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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레부터 블루 아카이브까지' 김용하 PD의 개발기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6.09 16:21

"블루 아카이브, 미소녀 엑스컴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죠"

넷게임즈 김용하 PD가 NDC 2021 1일차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PD 관점의 애환과 시행착오 일대기였다.

PD는 개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완성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직책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콘셉트와 비용을 고려해 방법을 제안한다. 일정 기간에 한번씩 마일스톤을 도출해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것도 PD의 과제다.

김용하 PD가 업계에 들어온 시기는 1999년이다. 샤이닝로어를 개발하다 2002년 넥슨에 입사해 마비노기와 마영전 팀에 참여했다. 10년여 동안 팀장 및 디렉터로 참여한 프로젝트도 있었지만 모두 드롭되어 출시할 수 없었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면서 "차별화에 지나치게 집중한 탓에 정작 개발일정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퀘스트 자동생성이나 캐릭터 치마에 천 물리 엔진을 도입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개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는 것.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프로젝트 B6이 드랍된 뒤, 확산성 밀리언아서에 영향을 받아 큐라레: 마법도서관 개발을 이끌게 된다. 모바일 수집형게임을 만들되 다른 유저와 레이드 콘텐츠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 착안한 프로젝트였다. 

큐라레는 2014년부터 4년간 서비스됐다. 좋은 경험이 됐지만, 장기적 플랜 부족으로 더 오래 지속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았다. 김용하 PD는 "엣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시야에서 업무를 위임하고 플랜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다"고 교훈을 전했다.  

VR 미연시 게임 포커스온유의 제안서와 초기 개발을 맡았으나 개인 사정상 도중에 이탈했다. 이후 넷게임즈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PD를 맡아 최근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첫 발상은 '미소녀 엑스컴'이었다. 초창기 프로젝트명이던 'MX'가 바로 여기서 온 의미였다. 

블루 아카이브는 완성까지 차세대 수집형게임의 형태로 다듬는 진통을 겪었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우선순위로 무엇을 둘지, 어떤 것을 버릴지 정하는 것은 PD의 몫이었다.

"선택에 정답은 없고, 모든 결과는 PD가 책임져야 한다. 남들이 해본 적 없는 선택지를 넣으면 백 가지의 합리적 반론을 듣게 된다. 그렇다고 쉬운 길만 고르면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진다. 리스크를 지더라도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PD의 역할이다."

블루 아카이브의 최우선순위는 '전투에서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여기에 은폐와 엄폐로 이동하는 전투를 택했다. 다른 것들은 타협을 결정했다. 캐릭터 수와 화각을 고려해 SD로 가야 했고, 스킬은 직접 사용하되 이동은 자동일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다.

"정답은 없지만,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PD의 주관과 논리는 일관적이어야 한다"

PD가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열거됐다. 일정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 하나하나 전부 관여하려는 마이크로 컨트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는 "빌드를 조립하다 보면 이건 되겠는데? 싶은 순간이 찡, 하고 온다"고 표현했다. 이런 징조를 빠르게 확인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면 개발하는 게임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빠르게 스테이지1에 해당하는 노림수가 들어간 결과물을 만들어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내부에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스튜디오 전원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 주간 리뷰 PT를 했다. 개별 회의마다 회의록을 전체 공개하는 방식도 추천했다.

김용하 PD는 "게임 PD가 되어보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을 많이 겪게 되더라"면서도 "그런 어려움을 넘기고 게임을 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직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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