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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발굴기] 턴택, 한국 퍼즐 장르의 숨겨진 원석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6.21 17:16

아름다운 아트워크를 내세운 퍼즐게임, 스팀에 정말 많습니다. 빛을 보지 못한 원석도 그만큼 많죠.

턴택(TurnTack)은 만듦새에 비해 지나치게 묻힌 한국게임입니다. 2인 개발사 지팡이게임즈가 2021년 1월 독립 배급으로 출시했는데요. 홍보의 한계로 인해 큰 화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 비주류인 장르, 플레이타임에 비해 비싼 가격도 입소문에 발목을 잡았죠.

하지만 묻히기 아까운 퍼즐 어드벤처입니다. 게임 곳곳이 반짝이고 있거든요. 거기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업데이트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흔해지기 쉬운 장르 속에서 턴택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은 근거 있는 연출력입니다.

주인공은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입니다. 머리카락이 흰색으로 빛나는 것이 특징이죠. 소녀가 원주민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고, 예언의 이야기를 탐사하면서 게임이 시작됩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좌우 방향 2개와 점프, 상호작용까지 단 4개의 키로 플레이합니다. 하지만 조작으로 이루어지는 퍼즐 디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퍼즐은 물, 바람, 불, 대지의 4원소를 중심으로 구성되는데요. 각 원소는 각 스테이지의 테마입니다.

스테이지를 차례대로 클리어하면 4개 원소가 모두 등장하는 최종 단계에 진입하죠. 주인공은 매번 오른쪽으로 일정하게 이동합니다. 속성별 원석을 들어올리면 그림자 영혼이 생기고, 그 영혼을 함께 조작하면서 발판을 밟는 식으로 퍼즐을 풀어나갑니다.

게임을 대표하는 매력은 화면 전체를 최대한 활용한 시각효과입니다. 각 원소에 맞는 연출이 아름다운 광선 형태로 이어지고, 맵 구조도 그에 맞게 변화합니다. 여기에 공들인 사운드가 화룡점정을 담당하죠. 장면에 따라 처량하며, 때로는 음산하고, 결정적인 순간 장엄해지는 소리가 분위기를 극대화합니다.

아름다운 시각과 청각을 강조하는 인디게임은 많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지에 집착한 나머지 기본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턴택은 게임으로서 기본기를 잃지 않습니다. 탄탄한 기반 설정 속에서 시각 효과를 엮어나가기 때문입니다.

내러티브는 추상적입니다. 대사도 게임 속에서 전혀 나오지 않죠. 주인공을 둘러싼 연출과 배경, 그리고 상징물 디자인을 통해 추측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즈텍 문명이란 기본 지식을 장착할 경우, 윤곽을 조금씩 잡아나갈 수 있습니다.

아즈텍 신화에서 세상은 이미 4번 멸망했습니다. 약 4천년 주기로 다음 멸망이 찾아오죠. 거기에 게임 속 등장하는 4원소 스테이지 연출을 결합하면, 게임 속 이미지는 통일성을 가진 채 완성됩니다.

스테이지마다 유저는 세상이 멸망한 과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각각 해당 원소와 관련 있는 멸망을 표현하죠. 물 스테이지는 대홍수가, 불 스테이지는 용암 폭발이 주요 테마입니다. 아즈텍 신들의 벽화 이미지를 알고 있다면 흥미로운 장면이 더욱 많지만, 거기까지 모른 채 플레이해도 게임의 거시적 설정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턴택은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습니다. 볼륨이 짧거든요. 막히는 부분이 없다면 1시간 정도에 엔딩을 보는데, 그에 비해 가격은 1만 5천원 정도라 추천하기 어려웠습니다. 2인 개발팀의 한계가 있었을 겁니다. 퍼즐 뼈대가 좋은 반면 비교적 쉽다 보니, 어려운 스테이지를 체험하고 싶다는 욕심도 듭니다.

개발진 역시 게임의 한계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공지를 통해 추가 콘텐츠 제작 소식을 밝혔죠. 엔딩 이후의 스토리와 게임플레이를 다루고, 퍼즐 위주 콘텐츠로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충분한 볼륨을 더한다면 약점 없는 수작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이 훌륭하면서 뼈대가 단단한 게임은 몇 없습니다. 이 아름답고 웅대한 퍼즐 어드벤처가 더욱 넓게 뻗어나가길 바랍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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