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이하 코노스바 모바일) 국내 출시를 준비하는 넥슨의 정성이 심상치 않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일본 애니메이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코노스바)'을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게임이다. 일본 게임사 Sumzap이 개발해 2020년 일본과 대만에 출시했고, 초반 성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바 있다. 한국과 글로벌 지역 서비스는 넥슨이 담당한다.

넥슨은 지난 4월 코노스바 애니메이션의 한국어 더빙판 제작을 발표했다. 게임 퍼블리셔가 원작 애니메이션 더빙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 나아가, 게임의 한국어 더빙까지 풀 보이스로 작업한다. 일본어 외에도 한국어 음성을 선택해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넥슨이 보여주는 방향성은 확실하다. 원작 팬들은 물론, 비한국어 음성에 거부감을 가진 유저들 또한 폭넓게 흡수하겠다는 그림이다. 한국어 애니메이션을 새로 방영해 관심 계층을 늘리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분석 중 첫째는, 넥슨이 아직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유저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모바일게임 유저층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MMORPG와 같이 선 굵은 경쟁 위주로 게임에 참여하는 하드코어 유저, 캐주얼 게임성과 가벼운 분위기를 즐기는 라이트유저, 서브컬처 감성으로 게임에 몰입하는 수집형게임 유저들이다. 

넥슨은 하드코어 MMORPG에서 V4와 바람의나라: 연을 안착시켰고, 라이트유저 분야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흥행을 이뤄냈다. 그러나 수집형 게임에서는 유독 고전했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처럼 야심차게 내놨지만 실패를 맛보는 사례가 이어졌다. 그나마 카운터사이드가 1년간 명맥을 잇는 상황이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넥슨의 악연이었던 서브컬처 분야 게임이다. 현재 넥슨 라인업과 겹치는 지점도 없다. 즉, 흥행에 성공할 경우 고스란히 신규 유저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서브컬처 흥행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분석은 넥슨의 신작 서비스 일정에서 나온다. 신작 마케팅 플랜이 오랜 기간 비어 있던 만큼, 투자를 할 만한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넥슨의 2021년 첫 출시작이다. 최근 신작은 작년 7월 15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이었고, 만 1년 동안 신작 출시가 없는 것이 확실시됐다. 넥슨이 다작 대신 게임 개별 완성도에 집중하기로 체질개선을 하면서 생긴 공백이다. 크고 작은 자체개발 프로젝트는 모두 2022년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코노스바 모바일 이후 곧바로 출시가 이어질 게임도 보이지 않는다. 연내 출시가 목표인 신작으로 커츠펠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있지만, 아직 구체적 출시일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오랜만의 신작인 코노스바 모바일에 역량을 집중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 성우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풀더빙이 만만한 작업은 아니지만, 대기업 수준에서 주저할 만큼의 비용 역시 절대 아니다"라면서 "잠재적 팬 유입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면 굉장히 효율 좋은 투자"라고 평했다.

코노스바 모바일 퍼블리싱이 처음 공개된 시기는 지스타 2020이었다. 넥슨은 하이퀄리티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풀 보이스와 라이브2D 연출로 인한 높은 몰입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금 풀더빙을 비롯한 마케팅 역시 몰입도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한국성우 라인업 역시 트렌디하다. 최승훈, 김율, 김예림, 김채하 등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는 성우 위주로 캐스팅했다는 평이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같은 성우진을 사용하며, 게임 사전예약과 더빙판 방영을 비슷한 타이밍에 발 맞추는 전략도 눈에 띈다.

코노스바 모바일은 7월 6일 사전예약을 개시한다. 1년 만에 출시될 넥슨의 신작이며, 수집형게임 시장 재도전 카드다. 이번은 다른 결과가 나올까. 하반기 게임계가 흥미로워지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