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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최대어 크래프톤, '내실' 증명 가능할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7.08 17:53

크래프톤의 상장 과정이 순탄치 않다.

크래프톤은 게임계를 넘어 국내 증권가 전체에서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다. 작년부터 상장 밑작업을 단계별로 실행해왔고, 목표 시가총액은 35조원에 달했다. 해외 글로벌 게임사들에 뒤지지 않는 규모로 뻗어나가는 것이 크래프톤의 목표였다.

그러나 크래프톤이 6월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금융감독원에 의해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근거가 불충분하며, 신고 형식과 중요 자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

요구에 따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희망 공모가액은 40만원~49만 8천원으로 10% 가량 내려갔다. 7월로 예정됐던 상장은 다음달로 늦춰졌다. 7월 8일에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정정신고서 제출과 함께 간담회 역시 잠정 연기했다.

공모가를 낮췄지만 여전히 목표달성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희망가액을 적용할 경우 25조원 선이다. 게임업계 최대 규모다.

국내 대형 게임 상장사와 비교하면 괴리감이 도드라진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82억원이었다. 자사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5,125억원, 넥슨은 9,0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각각 18조원과 21조원 안팎이다. 넷마블은 매출 5,704억원, 시가총액 11조원 정도다.

크래프톤이 비슷하거나 더 낮은 실적을 올린 시점에서, 한국 게임사 최대 규모라는 기업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향후 모멘텀에서도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게임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1분기 매출은 배틀그라운드에서 96.7%가 나왔다. 크래프톤은 금융감독원 요구에 따른 정정신고서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뒤늦게 추가했다.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에게서 받은 로열티가 크래프톤 전체 매출의 68.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평정영과의 관계성 역시 크래프톤은 부정해왔으나, 상장을 앞두고 인정하면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

신작 공개를 통해 리스크를 해소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크래프톤은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 신작 개발을 연이어 알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세부적인 게임플레이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화평정영

상장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또 다른 문제는 크래프톤의 지분 구조다.

크래프톤은 2015년 블루홀에서 사명을 바꾸며 '연합체' 구조를 내세웠다. 펍지와 드림모션 등 4개 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독립적으로 개발하며 협력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상장을 통한 지분 관계가 동등한 것은 아니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크래프톤 지분 16%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약 34%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2대 주주는 중국기업 텐센트다. 그밖에 크래프톤 전현직 임원, 초창기 투자업체들이 이미 상장 전부터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될 경우 상장 전 대주주들의 수익이 치솟고, 그 차익은 고스란히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이어진다"면서 "IPO 청약 열풍이 전례 없이 거센 시기이기 때문에 리스크는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무환경을 둘러싼 논란도 상장사로서 털고 가야 할 숙제다. 올해 초 크래프톤이 주 52시간제를 위반해 장시간 노동을 강요한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6월 들어 직장 내 괴롭힘 사건까지 폭로되면서 사내 문화가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임원진의 근무환경 개선 의지에 대해서도 의문은 나온다. 장병규 의장은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은 야전침대 놓고 주 2교대 24시간 개발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하면 불법이니 경쟁이 안 된다"며 52시간제를 비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게임이 됐다. 그에 힘입어 크래프톤은 급성장했다. 단계별로 성장한 기업이 아닌 만큼, 공백을 채울 필요성이 제기된다. 과연 상장 과정에서 내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평가의 장은 얼마 남지 않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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