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한 마리로 강물은 탁해진다. 커뮤니티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유저의 조직적인 분탕질에 게임사와 커뮤니티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반기 게임계는 코로나19 특수로 성과를 올렸으나 금자탑의 한편에는 사과문과 간담회가 함께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은 유저들이었다. 트럭 시위와 사과문이 오가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단합력을 보여주며 간담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게임에 ’애정을 가진’ 유저들의 목소리는 게임업계의 변화를 이끌었다. 게임사들은 게시판과 개발자 노트 등을 신설해, 유저들과 소통에 집중했다. 유저들의 스마트한 행동과 적극적인 자세는 일방통행에 지나지 않던 서비스를 상호교류 형태로 바꾸는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성숙한 문화를 이끄는 이들과 반대로, 혼란 조장을 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유저들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일부 유저들이 커뮤니티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특정 커뮤니티에 잠입해, 근거 없이 콘텐츠를 비방하거나 유저 갈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IP를 조사해보면 한 명의 유저가 4~5개 게임 커뮤니티를 돌며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비방글과 근거 없는 의혹들을 남긴다.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체 연락망을 구성하고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MMORPG보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MMORPG는 하드코어 유저나 일반 유저수가 많아, 근거 없는 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수집형RPG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라이트하게 즐기는 경향이 있어, 작은 움직임에도 여론이 흔들린다.  

실제로 몇몇 게임은 일부 유저들로 인해 운영 리소스를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 유저 동향 파악이 중요해지면서 게임사들은 커뮤니티 분위기를 세심하게 살피는데, 터무니없는 소문이 확산되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중요 업무들이 뒤로 밀려나게 된다. 

유저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사와 유저의 소통, 즉 상호교류의 시대가 아직 과도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이 커뮤니티에 발생한 문제들을 케어하고 있지만, 유저들이 100%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이러한 분위기에 불을 지피면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저들의 목표는 단순한 재미와 관심 유도에 집중된 만큼, 실질적 피해는 일반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게임사는 커뮤니티에 레벨과 플레이 타임, ID 인증으로 필터링 하고 있으나 익명성 아래 숨어든 일부 유저의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모 게임 관리자는 ‘커뮤니티에서 문제를 일으킨 유저들은 차단 조치를 당할 수 있다’라고 강경 대응 입장을 보였으나, 온라인 특성상 완벽한 근절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사람이 다수의 아이디를 만들어내기 용이한 환경이며, 일부 유저는 VPN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기를 틈탄 일부 유저들의 도발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볍게 넘어가기에 불쾌하고 장난으로 넘기기에 신경쓰이는 행동들은 게임사와 유저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소통의 가치가 중요해진 시기인 가운데, 유저들은 자신의 행동이 미칠 파급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 게임사는 세심한 관리로 다수의 유저들이 피해입지 않도록 신경써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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