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블레이드 업데이트와 여름 이벤트의 핵심은 ‘파밍 피로도’를 낮추는데 있다. 

그동안 던파는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때, 특유의 파밍 구조로 인해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에픽 퀘스트를 활용한 레벨업은 속도가 빠르지만 필요한 에픽 장비 수급과 마법부여, 강화 등은 행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파밍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에 던파는 올해 초부터 단계적으로 에픽 및 시로코 레이드 장비 파밍 난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모든 유저들에게 에픽 방어구, 액세서리, 보조장비, 12강 8제련 무기를 지급하고 순환의궤, 무형의잔향을 레이드 상점에 추가했다. 이밖에도 소위 ‘메타몽’ 획득 비용 등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 등 신규, 복귀 유저를 위한 개편을 지속해왔다.

특히, 이번 블레이드의 전용 성장 던전인 ‘이름 없는 마을’은 그간 던파에서 볼 수 없었던 형태로 신규 유저들을 지원한다. 해당 던전은 에픽, 신화 장비를 비롯해 레이드 입성에 필요한 재료를 한 장소에서 수집할 수 있다. 

구조는 심플하다. 대기실을 중심으로 3방향에 던전이 열려있고 던전마다 드랍 장비들이 모두 다르다. 머크우드 던전에서 고대 제사장의 로브가 드랍되며, 선더랜드에서 전장의 매가 드랍되는 방식이다. 던전을 골라 자신에게 필요한 에픽 장비 및 성장 재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해당 장비의 드랍률은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다. 드랍률이 높은 만큼 특정 에픽 장비 세트를 맞추는 시간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무엇보다 던전 입장에는 피로도를 제외한 어떠한 재화도 필요하지 않아, 지혜의 인도나 다른 특수 던전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높다. 

레이드 입성에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지는 신화 장비 파밍은 이벤트로 해결했다. 썸머 페스티벌의 일환인 ‘블레이드의 노래’와 ‘히만스텔라의 공연 준비’를 활용하면 원하는 신화 장비를 확정적으로 얻는 것이 가능하다. 다소 행운 요소는 개입됐지만 독특한 뽑기 시스템이 적용되어, 원하는 장비를 높은 확률로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금전적으로 부담이 큰 마법 부여도 이벤트 보주를 제공하는 형태로 지원하며, 칭호, 크리처, 오라 역시 패스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 드랍 아이템과 이벤트 보상만 챙긴다면 시로코는 물론이며 오즈마 레이드까지 도전해볼만한 수준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이름 없는 마을과 이벤트는 그동안 기약 없는 파밍 구조로 골머리를 앓았던 던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긴 시간을 잡아먹었던 로스체스트 레전더리, 에픽 장비로 이어지는 계단식 파밍 구조를 과감히 건너뛴 것. 새로운 개념의 던전과 장비들은 유저들이 원하는 형태의 성장이 가능해졌다.

원하는 장비를 저격해서 획득하는 파밍 구조는 게임의 가파른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더 로그에 따르면 7월 2주차 던전앤파이터의 PC방 사용량은 블레이드 업데이트와 함께 전주 대비 43.5% 급등했다. 

긍정적인 반응으로 업데이트 기대감도 커졌다. 던파는 블레이드 퀘스트 말미에 새로운 5전직 캐릭터에 대한 실마리를 남긴데 이어, 향후 운영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던파로ON 2021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번 파밍 구조 격변을 일회성으로 넘기지 않고 부캐릭터 육성 확대 여부 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던파는 넘어야했던 가장 큰 장애물을 스마트하게 해결한 모습이다. 블레이드는 화려한 연출과 역대급 성능으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파밍 던전 또한 높은 드랍률로 호응을 받고 있다. 신규 전직 캐릭터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 어떻게 확대되고 영향을 미칠지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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