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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스 언리쉬드, 좌충우돌 프리스트의 파티 모험기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8.13 17:47

전투형 프리스트로 모험에 나섰다. 모험인 동시에 생존이다.

7일 출시한 블레스 언리쉬드 PC가 순항 중이다.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는 출시부터 매일 7만명을 넘었다. 첫날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떨어진 평가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블레스 언리쉬드 PC는 처음 접속하면 큰 인상을 받기 어려운 게임이다. 그래픽은 무난하고, 캐릭터 모델링도 아름답진 않다. 편의성 역시 테스트를 거쳐서 조금씩 개선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곳곳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플레이를 계속할수록 진가는 드러난다. 실제 월드를 탐험하는 MMORPG의 본질을 섬세하게 구현했고, 필드보스와 파티플레이는 과거 RPG에서 재미를 느꼈던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보스 패턴을 피해가며 구사하는 논타게팅 액션도 장점이다.

프리스트를 선택한 이유는 테스트에서 개선점이 많은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공격 모션이 크고 느려서 민첩한 구르기가 어렵고, 딜링이나 힐링 양쪽에서 제대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개발진이 패치노트에서 약속한 대로, 정식출시에서 프리스트 전투 개편은 이뤄졌다. 불합리했던 스킬 구성도 바뀌었고, 모션 문제도 조금씩 나아졌다. 그래도 아직 다른 직업에 비해 딜레이가 큰 편인데, 직업적 패널티로 생각하며 넘어갈 수준은 된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전문 탱커나 힐러가 없다. 프리스트 역시 보조적인 치유와 버프가 가능할 뿐 근본적으로는 딜러다. 결국 답은 전투 프리스트다. 

초반에 익히는 치유 스킬은 신성 응축 정도인데, 그마저도 힐 구슬을 바닥에 깔아놓는 형태고 쿨타임도 길다. 26레벨에 얻는 물결치는 치유 스킬이 유일한 즉발 회복기라 기대했는데, 아군을 맞추기도 까다롭고 회복 받은 아군이 경직되는 일까지 벌어져서 사용이 쉽지 않다.

30레벨까지 솔로잉 구간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그에 적합한 블레스를 키우는 편이 중요했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장점이다. 인게임에서 배우는 블레스 중 용도에 따라 성장시킬 수 있고, 지원 중심이나 단일딜링 중심 등 원하는 전투 타입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주로 사용한 것은 늑대의 징표 블레스 기반의 생존딜링 형태였다. 스킬 대부분이 딜레이 면에서 효율이 좋지 않은 편인데, 그 가운데서도 18레벨에 배우는 응징의 칼날 등 몇몇 스킬이 소중한 '밥줄'로 자리 잡았다.

파티플레이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직업별로 역할을 분담하지 않는 만큼, 유기적인 택틱이나 던전에 구현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겪은 블레스의 파티플레이는 까다로우면서도 도전 의식을 불태우는 형태였다.

처음 만나게 되는 5인 던전은 코볼트 레어-지옥의 주방이다. 첫 보스 볼프강부터 유저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안개 속에 몸을 숨기고 지속대미지를 주는데, 죽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든 빨리 숨은 곳을 찾아내야 한다. 

최종보스인 주방장 램지 역시 돌진 뒤 땅을 구르거나 부채꼴 화염을 내뿜는 긴박한 패턴을 연달아 사용했다. 굳이 역할에 신경 쓰지 않아도 정신없이 공략하고, 각자 위치에서 기술을 협력하게 되는 재미가 느껴졌다. 

던전 구성도 준수하다. 맵은 트렌드에 맞게 심플하고, 일반 몬스터 구간은 최소한으로 해 보스에 집중하는 전투를 구사한다. 이런 디자인은 다음 던전인 탐욕과 탐식의 올가미에서도 비슷하다. 

프리스트는 레벨업 구간에서 약한 직업이 맞다. 던전 파티에 2명이 걸렸을 때는 비효율적인 딜링으로 실패율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대기만성형 직업의 특성이 보여 투자를 계속해볼 가치가 있다.

블레스 언리쉬드의 현재 최대레벨은 45지만, 본격적 '만렙 콘텐츠'는 30레벨부터 열린다. 특히 프리스트는 상위 레이드 진입 유저가 많아질수록 더 각광받는 직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30레벨이 되면 클래스 스킬이 대거 해제된다. 빈사 아군을 광역으로 회복시키는 강림, 빠르게 돌아다니며 치유 영역을 만드는 빛의 형상은 파티플레이에서 활용도를 비약적으로 높인다. 유틸리티 서포터형으로 거듭날 수 있다.

유저 평균 스펙이 올라갈수록 지원 및 시너지 스킬은 유용해진다. 대미지 비례 회복이 가능한 심판 같은 스킬도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유저들의 딜량이 상승할수록 어떤 잠재력이 폭발할지 알 수 없다. 

불안요소도 있다. 무작위 매칭에서 직업 안배가 되지 않아 프리스트가 한 파티에 다수 모일 위험이 있어서다. "프리스트 별로니까 하지 마세요, 저만 할게요" 같은 말을 하면서 돌아다니고 싶어진다. 

블레스 언리쉬드 PC는 잊고 있었던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일깨운다. 던전 탐험을 앞두고 모닥불에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풍경, 쓰러진 파티원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응급처치에 나서는 모습이 반갑다. '최선의 회복은 적의 빠른 제거'를 모토로 삼은 프리스트의 모험은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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