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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2분기 실적부진, 정말로 위기일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21.08.18 19:41

2분기, 판교 날씨는 흐렸다.

국내 게임사들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 부진은 '3N'부터 도드라진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정체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으로 따질 경우 각각 46%, 42%, 80% 감소해 하락폭이 더욱 크다.

그밖에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도 주춤했다. 펄어비스의 매출은 32%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크래프톤은 매출이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23% 줄었다. 네오위즈, 베스파, 선데이토즈 등 중견기업들 역시 작년에 비해 하락한 성적을 거뒀다.

유의미한 호실적을 기록한 곳은 데브시스터즈와 위메이드 정도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 흥행으로 460% 증가한 958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3분기 역시 실적 급상승이 확정적이다. 위메이드 역시 미르4에 힘입어 175%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미르 시리즈의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 있어 모멘텀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컴투스의 매출 상승도 눈에 띈다. 대표작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해외에서 흥행을 유지했고, 신작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이 가세하면서 역대 분기 최고매출을 2년 연속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71% 감소해 차기작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넷마블의 분기별 영업비용 비중 추이

이유 있는 '상대적' 하락 - "작년이 유독 높았다?"

영업이익 급감은 인건비와 마케팅비 증가로 인한 비용 상승이 큰 몫을 차지한다. 올해 초 게임계에 개발자 확보 경쟁이 불었고, 넥슨을 시작으로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연봉을 인상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 특히 펄어비스는 전년동기대비 인건비가 48.5% 증가했다. 

대형 신작들이 6월 이후 출시됐고, 마케팅 비용이 선반영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대표적 사례는 카카오게임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50% 가량 줄었다. 매출 1위를 꿰찬 오딘: 발할라라이징의 마케팅 비용이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매출은 3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넷마블 역시 여름 시즌 선보인 대작들의 마케팅 비용이 집중 소모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6월 출시한 제2의나라 매출이 온기 반영되고, 8월 말 출시를 앞둔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기대만큼의 흥행을 거둘 경우 3분기 호실적 가능성은 높다.

업계의 한 사업부 관계자는 "전년 동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잇따른 만큼,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2020년 실적이 유독 높았기 때문에, 2021년 매출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2020년 2분기는 게임계 매출이 일제히 치솟은 시기였다. 당시 넥슨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고 분기매출을 올렸다. 그밖에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엠게임 등 대형에서 중견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게임사들이 2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는 오딘: 발할라라이징

과도기, 혹은 분기점 -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실적 하락에 대한 이유 분석은 다각도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서 향후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직도 팬데믹이 완전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게임에 몰렸던 수요를 장기적으로 붙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우려가 큰 부분은 마케팅 인플레이션이다. 모바일게임, 그중에서도 MMORPG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마케팅비 경쟁이 매년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더 참신한 아이디어와 게임성으로 무장한 해외 게임으로 유저가 빠져나가는 현상도 감지된다.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과 '탈 모바일' 플랫폼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는 현상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넥슨은 신규개발본부를 통해 PC와 콘솔 중심의 신작 프로젝트를 대거 공개했고, 엔씨소프트는 미공개 콘솔 프로젝트를 내부에서 다수 가동하고 있다. 

한국 게임계의 '과도기'는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작은 뜸해지고, 개발환경은 급변했다. 유저들의 요구에 맞춰 한국 게임계가 낼 답안지는 무엇일까. 엇갈리는 실적 분석 속에서 게임사들이 갈림길을 맞이하고 있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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