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16년째 액션RPG 유저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게임으로 꼽힌다. 최근 업데이트의 질과 양 모두 훌륭하다. 유저의 목소리가 들리는 부분을 빠르게 긁어준다. 지난해 던페 이후, 윤명진 디렉터의 행보를 칭찬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윤명진 디렉터가 복귀하면서 변화한 부분 중 하나는 장비 파밍이다. 장비 파밍은 게임의 핵심 재미와 연결된 던파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캐릭터의 육성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민감하고 많은 시선이 모이는 콘텐츠다. 60종이 넘는 전직들을 동일한 노력으로 공평하게 성장시키는 방법은 고안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몇 년 사이 던파는 소위 계단식 파밍이라 불리는 성장 방법을 선택했다. 장비 성능이 곧 캐릭터의 능력치로 이어지는 던파에서, 계단식 파밍은 곧 단계적인 성장을 뜻한다. 중요한 부분은 ‘누구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시즌7 업데이트 이후, 100레벨 달성과 기본 장비를 마련하는 난도는 더욱 낮아졌다. 메인 퀘스트만 밀어도 대량의 경험치를 수급할 수 있고 저렴한 마법 봉인 장비로도 스토리를 보는데 지장이 없다. 즉, 기반이 부족한 신규 캐릭터로도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이후 레전더리까지 파밍을 마친 캐릭터의 성장은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지혜의인도에서 에픽 장비 파밍, 특수던전에서 탈리스만을 비롯한 성장 재료 파밍, 레이드 공략을 통한 레이드 장비 파밍까지. 난도는 높지만 성장할수록 새로운 파밍 장소가 열리는 구조라 끊임없이 관심을 환기한다. 

여기에 윤명진 디렉터는 100레벨 유니크, 레전더리 장비 구입에 필요한 재화를 대폭 낮춰다. 지혜의인도 입성에 앞서 필요 이상으로 길었던 파밍 과정을 줄인 것이다. 이밖에도 버퍼 육성 지원과 에픽장비 드랍율 상승 등 유저 피드백을 기반으로 신규 캐릭터를 키우는데 들이는 수고를 덜었다.

유니크, 레전더리, 에픽, 레이드 에픽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성장은 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RPG의 시즌제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과금 없이 누구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게임의 모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 원작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수록 모바일을 향한 궁금증은 커진다. 내년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던파 모바일은 원작 계승을 표방한다. 캐릭터와 액션, 던전과 더불어 계단식 파밍을 성장 방식으로 채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모바일에 접목된 계단식 파밍 구조는 새로운 형태의 과금 모델의 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 모바일 RPG들은 장비를 마련하고 강화하는데 많은 재화를 요구한다. 입수난도가 높은 재료를 제작에 사용하는가 하면 장비 자체를 뽑기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던파의 계단식 파밍은 장비 수집 경로를 던전으로 일원화시켜 수집 난도와 부담감을 한결 낮춘다. 플레이만으로 레벨에 적합한 장비를 획득하고 상위 던전을 바라보는 순환 구조에 의미를 둔다. 아바타, 펫, 칭호와 같은 과금 아이템은 배틀패스로 우회해서 공급할 여지도 있다. 

출시 일정이 다가올수록 긍정적인 시그널이 관측된다. PC 원작에서 장비 파밍 구조를 개선한 윤명진 총괄 디렉터가 모바일 개발에 참여한 점과 게임이 원작 계승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계단식 파밍의 도입 가능성을 높인다. 

던파는 모험과 수집의 게임이다. 던전을 탐험하고 장비를 획득한 이후에도 다시 새로운 던전을 탐색하러 모험을 떠난다. 단순한 구조지만 16년째 이어온 선순환은 장기적으로 쾌적한 플레이로 돌아왔다. 던페를 앞두고 많은 유저들이 복귀 시기를 재고 있는 가운데, 던파 모바일 또한 원작과 궤를 함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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