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개발과 IP(지식재산권) 및 플랫폼 확장은 동시에 이루기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 온라인게임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어느 해보다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 4월 감사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2020년 연결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 1조 73억 원, 영업이익 3646억 원, 당기순이익 315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이중 해외 게임 매출은 8,43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3.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21% 성장한 수치로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에픽세븐의 글로벌 흥행이 뒷받침됐다. 크로스파이어에 글로벌 잠재력이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IP 다양화에 성공하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지금의 스마일게이트를 이끈 일등공신으로서 여전히 선봉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누적 매출은 105억 달러(한화 약 12조 16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 온라인, 모바일을 포함한 10억 명의 유저가 크로스파이어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X를 통한 콘솔 플랫폼 진출로 유저 확대를 노린다. 2019년 E3에서 처음 트레일러를 공개한 크로스파이어X는 멀티플레이와 싱글플레이를 포함한 FPS게임으로 내년 2월 10일 XSX/S, Xbox one 출시를 확정했다. 

싱글플레이 콘텐츠 제작을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게 맡긴 점은 크로스파이어X의 큰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의 노스라이트 게임 엔진은 그래픽 퀄리티와 연출, 액션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앨런 웨이크, 퀀텀 브레이크, 컨트롤 등 싱글플레이에서 탁월한 내러티브 요소를 보여준 만큼 크로스파이어X도 그에 걸맞은 연출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스파이어 HD 또한 중국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작품으로 꼽힌다. CFS 2018에서 이벤트 매치로 처음 공개한 이후, 중국에서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크로스파이어X와 마찬가지로 싱글플레이 콘텐츠 제작을 레메디 엔터테인먼트에 맡겼다.  

이처럼 크로스파이어X와 크로스파이어 HD를 동시에 준비하는 전략은 내실과 확장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 현지에서 이어지고 있는 원작의 명맥을 HD 리마스터 버전으로 잇는 동시에, 크로스파이어X를 통해 서구권 시장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방향성이 엿보인다. 

크로스파이어X와 더불어, 로스트아크도 서구권 공략을 시작한다. 아마존게임즈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한 로스트아크는 내년 2월 11일 북미와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스팀을 통해서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로스트아크는 지난달 북미 지역 비공개테스트로 해외 유저들의 반응을 앞서 점검한 바 있다. 테스트 첫날 트위치에서 로스트아크의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26만 명을 돌파해 전체 카테고리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5,600개가 넘는 리뷰 가운데 95%의 유저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려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기록했다. 

로스트아크에 대한 반응은 차후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만하다. 로스트아크는 지난 8월, 소서리스 업데이트 이후 최고 동시접속자 24만 명을 돌파했으며, 업데이트 직전 주 대비 신규 유저 304%, 복귀 유저 256% 증가하며 각종 기록을 새롭게 경신했다. 

특히, 아마존게임즈와 협업은 스마일게이트의 서구권 시장 진출에 주축이 될 사업이다. 전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를 보유한 기업과의 계약인 만큼 협업은 높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팬덤과 유저 확보, 향후 신작들의 해외 진출에 큰 보탬이 될 가능성이 있다. 

크로스파이어X와 로스트아크를 필두로 내세운 글로벌 시장 개척은 향후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최초 공개한 티타이니 온라인은 글로벌 유저를 하나로 묶는 단일 서버와 채팅 자동번역 기능, 착용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 스킬 등 실험적인 콘텐츠를 차별화 포인트로 두고 있다. 

아우터플레인 역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으로 3D 카툰렌더링으로 구현한 2D 애니메이션 감성과 고퀄리티 액션 연출을 지향한다.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클로저스 개발진의 합류는 서브컬처 취향의 유저들이 기대감을 가질만한 소식이다. 

4종의 신작이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인 상황은, 그동안 스마일게이트가 해외에서 거둔 성과를 고려했을 때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크로스파이어X와 로스트아크의 흥행이 티타이니 온라인, 아우터 플레인 등의 신생 IP에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야말로 스마일게이트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매년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차근차근 기반을 다지고 있다. 크로스파이어X와 로스트아크는 국내와 중화권에서 거둔 성과를 서구권 시장으로 잇는 교두보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악재 속에서도 매출 1조 원 기록을 달성한 만큼 2022년 청사진 또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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