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에서 수동전투와 자동전투는 언제나 뜨거운 논쟁에 휩싸이는 주제다.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효율성이다. 자동전투는 게임을 켜두고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반대로 수동전투는 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한다. 시간이란 가치가 엮이면서, 효율성을 두고 형성된 대립관계는 팽팽하게 유지된다. 

MMORPG의 강세는 자동전투의 필요성에 무게감을 더한다. MMORPG는 캐릭터의 성장이 주요 콘텐츠로 대부분의 유저가 24시간 전투하며 성장한다. 때문에 자동전투를 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성장 경쟁에서 뒤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신작들의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출시를 앞둔 언디셈버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은 자동전투 기능을 배제한 수동전투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자동조작에 익숙한 유저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대신 두 게임은 게임의 핵심 콘텐츠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수동전투에 메리트를 부여했다.

언디셈버는 수동전투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더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유저는 룬 헌터가 되어, 전장에서 룬을 습득하고 캐릭터의 스킬을 강화한다. 유저의 입맛에 맞춰 강화된 스킬은 근접과 원거리를 오가며 다양한 형태로 전투를 보조한다. 

언디셈버의 룬 시스템은 자동장착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스킬룬과 링크룬 사이의 상호작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징 난도를 조절한다. 수치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도 비슷한 색의 룬을 연결하면 스킬을 강화하고 자신만의 트리를 찾는다. 

던파 모바일은 이동과 공격, 스킬 사용에 있어 자동전투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단순 공격뿐만 아니라 콤보를 만들고 공격을 회피하는 모든 전투 과정이 유저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여러 스킬을 하나의 버튼으로 몰아, 간편하게 사용하는 콤보 시스템이 있지만 굵직한 플레이는 유저가 직접 조작하고 결정한다. 

던파 모바일에 있어, 수동전투는 곧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쌓는 과정이다. 가장 간단한 공중콤보부터 결투장에서 활용될 고급 기술까지, 유저의 손으로 직접 조작해야 한다. 초보 유저라면 어렵게 느낄만한 부분이지만 이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인 콤보를 넣는 손맛으로 이어진다. 

두 게임의 방향성은 모바일보다 콘솔게임과 유사하다. 게임의 핵심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 편의기능만큼이나 컨트롤 요소에 집중했다. 크로스플레이로 모바일과 PC, 콘솔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게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의 경우에는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있다. 미호요의 원신은 자동전투 비중이 특히 낮은 사례로 손꼽힌다. 언디셈버, 던파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전투와 탐험에서 자동조작 요소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픈월드와 다양한 원소 오브젝트는 수동전투의 폭을 넓힌다. 열매와 광석, 선령 등의 가치 높은 성장 재료를 필드에 배치했으며 반복 전투가 아닌 인카운터로 전투가 시작된다. 자동전투 캐릭터를 필드에 풀어둬 성장시키는 소위 통발식 운영과 차이가 있다.

또한 수풀이 자란 평야에서 화염 마법을 사용하면 지속 피해를 입히는 화염지대로 바뀐다. 전기 마법은 수면 위에서 초전도 효과로 증폭되고 바람 마법은 화염 효과를 확산하는 등 수동전투로 필드를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다양하다.

자동전투를 채택한 MMORPG 만큼, 원신처럼 수동전투에 메리트를 둔 게임 역시 장기간 흥행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과거의 트렌드가 유저 친화적인 편의기능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게임성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조작방식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다. 

조작방식을 둘러싼 논쟁 대부분이 그렇듯, 결론은 경쟁력과 게임성이 결정한다. 아무리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지원하더라도 재미가 없다면, 게임은 흥행할 수 없다. 자동전투, 통발식 운영의 공식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원신처럼, 웰메이드 수동전투 게임 사례가 늘어난다면 모바일게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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