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휴식기를 마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가 스프링 시즌으로 돌아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LCK는 개막 전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해 관심을 모았다. 아시안게임 지역 예선으로 인해 경기 일수를 모든 라운드 주 5일로 전환했고 콜업/샌드다운 주기를 2주일로 줄여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차 비대면으로 진행했던 경기는 롤파크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장 관객들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했고 이는 지난 시즌 경기와 다른 현장감으로 이어졌다. 

대대적으로 변경된 팀 로스터도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T1과 일전을 치른 광동 프릭스의 경우 ‘기인’ 김기인을 제외한 4인 로스터를 모두 교체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게임 내적인 변화도 뚜렷하다. 현재 LCK에 적용된 12.1 패치는 다이애나, 갱플랭크 버프, 렉사이, 소나, 월식, 대자연의 힘, 불멸의 철갑궁, 마법사의 최후 너프 등 대대적인 개선 업데이트를 담고 있다. 

그중 순간이동의 변화는 독특한 메타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핵심은 14분이다. 14분 이전에 순간이동 주문을 사용하면 아군 포탑만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14분 이후 포탑 방패가 파괴되면 스펠은 강력 순간이동으로 업그레이드되고 포탑과 미니언, 와드 및 일부 아군 소환물에 사용할 수 있다. 

메타 변화는 DRX와 리브 샌드박스의 첫 개막전부터 도드라졌다. ‘킹겐’ 황성훈이 탈진-유체화 그레이브즈를 선택하자, ‘도브’ 김재연은 유체화-점멸 트린다미어를 선택했다. 순간이동을 버리고 라인전에 집중한 선택은 두 라이너 사이 신경전과 정면대결로 이어졌다. 

바텀 라인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을 주름잡던 탱커 서포터 대신 소나, 유미, 럭스, 카르마 같은 견제형 서포터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라인전 단계가 마무리되는 14분 이전에, 탑 라인의 개입이 불가능하다 보니 서로 견제형 서포터를 골라 라인전을 강력하게 가져가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공격적인 바텀 라인 운영은 T1과 광동 프릭스 경기에서 변수를 냈다. 두 서포터 모두 두 경기 연속으로 점화 주문을 선택한데 이어, 끊임없는 공격 스킬 사용으로 상대 원딜을 견제했다. 그 결과 라인전 단계에서 상당량의 킬이 나와, 바텀 라인전의 비중이 무거워졌음을 시사했다. 

LCK 1일차 승리는 리브 샌드박스와 T1이 가져갔다. 두 팀 모두 대대적인 메타 변화에도 불구하고 패치 버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주며 기분 좋은 첫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와 더불어 분석데스크는 LCK의 긴 휴식시간과 많은 변화를 정리해주며 유저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빛돌’ 하광석 해설 위원과 ‘쿠로’ 이서행 해설 위원의 분석은 발 빠른 리그오브레전드의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와 맞물려 신규, 복귀 유저의 입문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은 LCK는 탄탄한 구성 아래 첫 일정을 시작했다. DRX와 리브 샌드박스의 일전에서 1차례 퍼즈가 있었지만 크로노 브레이크를 활용해 문제를 복구하는 상황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내, 외적인 변화를 통해 그동안 LCK에 없었던 새로운 경기 양상이 연출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오랜만에 개장한 롤파크의 경기 진행은 충분히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LCK 10주년의 시작이 결승전까지 어떠한 형태로 이어질지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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