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으로 성장했다. 불과 몇 개월 사이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탑뷰 슈터 게임의 마스코트가 됐다. 

지난 12월, 두 자릿수에 불과하던 스팀 동시 접속자는 1월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월 6일 동시 접속자는 8,706명을 달성했으며, 트위치 시청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성장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주 만에 동시 접속자는 5만 명, 트위치 시청자는 13만 명을 돌파했다. 만족도 역시 높다. 지난 30일 동안 3만 건이 넘는 평가가 등록됐고 이중 99%의 유저가 게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커피 한 잔 값이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착한 가격과 시류에 탑승한 게임 스트리밍 채널들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게임 본연의 재미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뱀파이어 서바이버즈의 목표는 직관적이다. 사신이 찾아오는 제한시간 30분까지 사방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제압하고 피하면 된다. 목표가 뚜렷한 만큼 조작 방식도 단순하다. 공격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주니, 캐릭터를 움직이는 화살표와 인터페이스를 누르는 마우스 및 스페이스바가 전부다. 

목표와 조작 방식은 단순하지만 여기에 장비가 더해지면, 플레이는 전략성을 띠기 시작한다. 캐릭터는 레벨업을 할 때마다 랜덤으로 등장하는 장비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착용하거나 강화를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모든 공격 장비는 각각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며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몇몇 장비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랜덤하게 발사되는 점이다. 가령 채찍은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공격하지만 사거리가 짧다. 반면 룬 트레이서는 사거리가 길고 몬스터를 관통하는 대신 자신이 발사 위치를 조절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플레이의 핵심은 시간이 제한된 조건 속에서 장비 조합을 찾는 것이다. 기본 무기를 제외한 모든 장비가 랜덤으로 등장하고 매 판마다 조합이 초기화되는 로그라이크 방식 구성이기에 매번 새로운 조합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언뜻 보면 상당히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제한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재미를 압축해서 풀어냈다. 레벨업 속도가 매우 빨라, 단시간 내에 수많은 장비를 얻어 장비 조합을 짤 수 있으며, 때때로 장비를 제공하는 보물상자도 드랍되어 조합에 힘을 실어준다. 

변수는 또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도전과제 형태로 새로운 장비, 캐릭터 등이 개방된다. 이들은 기존의 장비와 맞물려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되며, 매 판마다 더욱 강력한 조합를 짤 수 있도록 돕는다. 

몬스터 역시 30분에 맞춰 강력해지지만 유저의 성장은 몬스터를 아득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무한대로 등장하는 몬스터들 사이에서 무리를 일격에 제압하는 과정에는 기존 무쌍류, 핵앤슬래시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대규모 전투의 손맛이 녹아 있다. 

이렇게 뱀파이어 서바이버즈가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유지하는데는 랜덤 요소의 영향이 크다. 게임의 볼륨은 최대 30분으로 짧은 편이지만 매 판마다 새로운 캐릭터와 장비의 조합을 고민해야 한다. 어찌 보면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조합을 바꿀 때마다 돌아오는 기댓값도 크다보니 새로운 성장루트를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다. 

게임에 대한 화제성과 꾸준한 업데이트 또한 여전하다. 제작사 측은 지난해 12월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8건에 걸친 업데이트를 내놓으며, 콘텐츠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적극적인 업데이트는 유저와의 소통으로 이어지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 만큼 게임의 롱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D 도트 그래픽으로 빚어낸 간단한 슈터 게임은 불과 한 달 사이 뜨거운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게임의 구조가 단순한 만큼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려우나, 꾸준한 업데이트 기조를 유지한다면 유저들의 발걸음을 장기간 잡아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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