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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P2E게임, 왜 우리나라에서 못할까?
이종호 기자 | 승인 2022.03.08 16:06

P2E게임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게임 시장의 뜨거운 키워드다. 국내 서비스는 어렵지만 많은 회사들이 게임을 만들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810억 수준의 규모는 1년 만에 약 14조 3천억 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업계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는 엑시인피니티의 암호화폐 엑시는 지난해 11월 시총 15조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P2E게임을 국내에서 정식으로 만나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산업 진흥법 28조 3항 '게임사가 경품 등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 32조 1항 7호 '게임으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2006년 제정된 게임산업 진흥법은 아케이드 시장의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 등장했다. 파친코 형태의 바다이야기는 배팅 보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고 게임장과 상관없는 환전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하며 법망을 피했다. 

P2E게임 재화의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법과 규정상 토큰의 거래소가 환전소에 가깝다고 판단해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다이야기와 P2E게임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P2E게임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캐릭터를 3개 이상 보유해야 현금화가 가능해 초기 비용이 들지만 바다이야기처럼 매번 지불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게임은 운으로 결정되는 요소가 크지 않다. 컨트롤, 육성법,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단순히 운으로 결과가 결정되지 않고 한 번에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P2E게임을 바라보는 국가들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NFT로 발생한 게임 아이템이나 재화는 제공 방식에 따라 어음이나 수표 개념인 유가증권으로 분류한다. 게임으로 얻는 재화를 다른 형태의 화폐로 보고 NFT 구매를 투자로 간주해 수익이 발생하면 증권법을 적용한다. 게임이 아닌 현금화 단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일본의 상황도 비슷하다. 일본은 코인을 거래하는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인정받은 NFT만 허용한다. 법정 마진거래 한도 2배 같은 규칙을 정해 자금 결제법으로 게임사와 거래소를 묶어서 관리한다. 국내는 거래소는 특금법, 게임사는 게임법의 규제를 적용받는다.

게임과 관련된 거래는 과거부터 존재했다. 유저들은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이나 재화를 중개 사이트에서 자유롭게 주고받아 왔다. 이는 게임사의 약관을 어긴 행동이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도 있었다.

다만 아이템 현금화의 주체가 게임사인지 아닌지가 다를 뿐이다. 32조 1항 7호에서 '업으로'란 단어 때문에 유저들이 거래하면 합법, 게임사가 하면 불법이 되는 것이다.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등급분류를 취소당하고 앱마켓에서 퇴출된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는 게임 플레이로 토큰을 얻고 현금화가 가능했다. 아케이드게임도 아니고 웹보드게임도 아니었다. 

사행성이란 단어 역시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로 등장했다. 법적 의미는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모아 우연적인 방법으로 득과 실을 결정해 이익이나 손실을 주는 행위'라고 규정되어 있다. 운적인 요소가 작용해야 사행성의 범주에 들어간다.  

게임에서 운, 즉 확률적 요소는 많은 콘텐츠에 녹아있다. 같은 사냥터에서 사냥해도 획득하는 아이템의 가치는 모두 다르다. 사냥을 유저의 노력으로 볼 것인가, 운으로 볼 것인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요소가 현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용인되어 왔다.

바다이야기 사건에서 16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법과 제도는 게임산업의 성장과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선의 움직임은 있다. 2020년 이상헌 의원이 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14개월만인 지난달 공청회가 처음 열렸고 여·야 대선후보들도 게임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P2E게임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현 제도는 아이템 거래를 이미 오랜 시간 해왔던 유저, 해외시장에서 서비스 가능하지만 국내는 불가능한 게임사 모두에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 대처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놀이터에서 아이가 다칠까봐 보호대를 채울 수 있어도 놀이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 방식은 글로벌 트렌드에서 뒤쳐질 수 있으며, 시장 상황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가능성 있는 회사에 족쇄를 채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종호 기자  bello@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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