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게임 규제로 거대한 시장에 균열이 생기며, 글로벌까지 영향권에 놓일 위기다. 

중국의 게임 시장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인 약 57조 규모이며 e스포츠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2016년 7조 3770억에서 2020년 23조 2246억으로 세 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게임 시장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청소년 시간제한을 시작으로 판호 발급 제한, VPN 우회, 미승인 게임 스트리밍 금지로 e스포츠는 물론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규제 명목은 청소년 보호다. 연예인이 게임을 홍보할 수 없고 게임 방송에서 미성년자는 결제가 불가능하다.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도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몇 년 전까지 국책으로 만들어 e스포츠를 스포츠화 하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과 크게 달라진 행보다. 현재 중국의 게임단은 3군, 주니어 팀까지 운영되는데, 온라인게임 시간제한으로 다음 세대 프로게이머 발굴에 어려움이 생겼다. 

규제 강화로 게임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8월 이후 판호 발급이 중지되어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같은 대형 회사는 어쩔 수 없이 글로벌로 노선을 변경했다. 중소규모 스튜디오와 게임사는 올해 1월까지 14,000개 이상이 문을 닫았다.

P2E 전략도 쉽지 않다. 중국은 가상화폐의 발행, 채굴, 거래가 모두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서 가상화폐 범죄 가능성이 존재해 신사업 전개가 어려운 현실이다. 2021년 말 기준 메타버스 상표권을 신청한 기업은 1,692개이며 이들이 신청한 상표권은 약 11,400개에 달하지만 최종 승인을 받은 곳은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국의 규제 강화를 '정부가 관리 감독이 힘든 업체들의 자진 폐업을 유도하고 시장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8개월 만에 내자판호가 발급되었으나 대기업의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기업들의 태도는 중국 정부의 기업 통제에 무게감을 더한다. 중국 정부가 2021년 8월 '미성년자 온라인게임 이용 규제'를 발표하자 주요 게임사는 방침에 동의 의사를 일제히 발표하고 실명 인증 시스템을 곧바로 도입했다. 

이후 정부가 VPN, 스트리밍 규제를 강화하자 텐센트는 해외 게임 서버 접속을 막았고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연이은 규제에 텐센트는 지난해 상장 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넷이즈, 퍼펙트월드는 인원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게임사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고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매출 순위 최상위권은 중국 게임사이고 2021년 롤드컵 우승자 역시 중국의 EDG다. 6억 명이 넘는 유저와 텐센트 기반의 자금력은 전세계 게임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이 게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정부의 규제로 인해 최근 10여 년간 강력했던 중국의 게임 패권을 스스로 내려놓을 상황에 처했다. 세계 2위 시장의 위기는 글로벌 시장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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