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누구나 '이런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선택에 따라 우리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 등장인물의 삶이 바뀐다. 블랙미러:밴더스내치나 게임북과 같다. 우리의 삶과 차이점이 있다면 여러 결말을 볼 수 있다는 것. '이런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변할까?'란 궁금증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한다.  

쿼리는 인터랙티브 무비 공포게임이다. 아무리 무서운 공포영화도 몇 번 보면 언제, 어디서, 무엇이 나올지 알기 때문에 무뎌지기 마련이다. 선택에 따라 상황이 바뀌어도 큰 스토리는 유지되기에 다회차 플레이에 공포감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쿼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회차 플레이를 유도한다. 단순히 선택지를 선택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저가 직접 등장인물을 조작해 증거를 수집하고 퀵타임 이벤트(QTE), 캐릭터 호감도가 스토리에 영향을 미친다. 

유저가 QTE로 플레이하며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인물들의 대사가 달라진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여자친구가 얼굴을 조금 다쳤다' 같이 미세하지만 다른 방식의 연출은 선택의 궁금증을 키운다.

인터랙티브 무비로서 쿼리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영상미와 사운드 그리고 등장인물의 모션은 애니메이션이 연상될 정도이며 할리우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몰입감을 더한다. 캐릭터들의 표정은 다양하고 대사할 때 변화하는 입모양은 실사와 가깝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기반으로 구현된 나뭇잎의 움직임, 물의 흐름은 자연스럽고 달, 가로등, 조명 같은 빛을 이용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햇빛에 비쳐 날아다니는 먼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하며 시간대에 따른 변화도 체감된다.

공포감 조성에 큰 역할을 하는 사운드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인물이 걷는 바닥의 재질에 따라 다른 사운드가 나오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 문소리, 수화기를 내리는 사소한 부분까지 구현돼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부분이 느껴진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BGM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밝은 음악은 더 무섭지 않은가. 프롤로그가 끝나고 나오는 'Fly Me To The Moon'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음악으로 공포감을 더한다. 

스토리 역시 개연성이 충분하다. 10대들의 사랑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질투, 갈등은 진부하지만 효과적으로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며 괴생명체로 위협을 받는 순간은 유저의 선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든다. 

선택에 따라 인물의 대사가 변하는데, 결국 자연스럽게 큰 스토리로 다시 돌아가 몰입을 깨지 않는다. 하빈저 모텔로 향하라는 경찰의 말에 순응적으로 반응하면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적대적으로 반응하면 경찰이 조급해하며 억압적인 목소리로 지시한다. 물론 어느 쪽을 선택해도 해킷 채석장으로 향하는 전개는 변화가 없다.  

블랙미러:밴더스내치 같이 빠르게 결말이 나는 경우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해도 스토리는 진행된다. 이는 다회차 플레이를 망설이게 되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선택지에 따른 전개가 다양하고 수집할 수 있는 증거가 달라 다회차 플레이에 만족감은 나쁘지 않다. 

챕터 마지막에 예고편 역할을 하는 타로 카드 역시 경로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결국 다회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탄탄한 스토리, 뛰어난 영상미, 적절한 BGM은 끊임없이 다음 이야기를 찾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해킷 채석장에서 벌어지는 10대들의 사랑과 살아남기 위한 사투는 쿼리를 플레이하면 이해할 수 있다. 단 한번으로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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