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치열한 도전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걸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육성, 레이스 참가, 카드 강화가 반복되어 유저 성향에 따라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는 이유가 된다. 어느새 정신없이 캐릭터를 키우고 있고, 스토리에 따라 울고 웃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 우마무스메를 접하면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종목에 따라 스피드, 스태미나, 파워, 근력, 지능을 선택해 성장하는데 이 과정은 기존 게임들과 다소 다른 방식이다. 이에 많은 시행착오를 요구하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성취감은 몇 배로 돌아온다.

대신 우마무스메의 스토리 구성은 굉장히 체계적이다. 원본 경주마의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구현하는 동시에 혈통으로 만들어진 복잡한 관계를 촘촘한 구성으로 풀어나간다.

한 캐릭터를 육성하면 10명 이상의 다른 우마무스메가 등장한다. 모든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를 전개하며 중요한 스탯을 올려주거나 스킬을 전수해주며 자연스럽게 어떤 관계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캐릭터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육성에 도움을 주는 서포트카드는 선택과 상관없이 등장해 이야기를 전하며 전체 스토리의 이해를 돕는다. 심지어 아직 캐릭터로 등장하지 않은 우마무스메가 앞으로 예고되어 있다.

스토리 영상은 첫 시청에 무료 재화를 지급하며 자연스럽게 발길을 유도한다. 메인스토리부터 우마무스메 각자의 이야기까지 따로 시청할 수 있는데, 높은 품질로 구현된 애니메이션과 스토리 전개를 보고 나면 다음 영상은 적당한 목표를 요구하고 다시 육성을 진행하는 원동력이 된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에 적용된 세밀한 한글화는 몰입에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대사를 한글로 바꾼 것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가 어색함 없이 표기되었으며 놓치기 쉬운 작은 장면까지 빠뜨리지 않았다. 출시 시기가 한글화 때문에 늦어졌나 생각될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다.

경마를 아이돌로 표현한 게임답게 팬은 육성 과정에서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팬의 숫자는 훌륭한 육성의 지표가 되며 일정 단계마다 캐릭터의 고유 스킬 레벨업 기회를 제공한다. 팬은 언론 이벤트를 제외하면 오직 레이스 결과로만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레이스 목표는 기본적으로 우마무스메의 스토리를 따라가지만 필요한 경우 유저의 선택으로 레이스에 출주할 수 있다. 대부분 다음 레이스에 출주하기 위한 팬 숫자 확보를 위해 다른 레이스를 찾게 된다. 

레이스가 많은 만큼 상의 종류도 많다. 도감을 확인하면 G3부터 가장 상위레벨인 G1까지 135개의 트로피가 존재하며 스토리의 기본이 되는 URA 특별상까지 더하면 140개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

훈련 중 디버프는 확률에 의해 발생하는데, 전조증상을 보이거나 커피를 많이 마셔서 수면 부족에 걸렸다는 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 사유를 설명해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골드쉽으로 대표되는 특수한 캐릭터는 훈련이 마음에 안 든다고 제멋대로 다른 훈련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또한 원본 말의 고증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범위다.

우마무스메에서 목표 미달성은 ‘실패’가 아니다. 육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목표 달성 여부에 상관없이 육성이 완료되며 전당에 입성해 다음 육성에 도움을 준다. 게임에서 실패를 경험할 때는 육성을 중간에 포기할 때뿐이다.

게임은 중심이 되는 경쟁을 부드럽게 표현한다. 육성 과정에서 슈퍼 크릭은 레이스를 앞두고 상대에게 사탕을 건네며 ‘서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자’며 긴장을 풀어주고 사쿠라 바쿠신 오는 라이벌에게 패배하고도 배울 점이 많았다며 진심이 담긴 축하를 전한다.

우마무스메는 시작부터 끝까지 경쟁으로 이뤄지는 게임인데 역설적으로 경쟁에 지친 유저를 달래는 느낌을 전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서 경쟁은 사라지고 육성하는 캐릭터가 행복하게 웃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게임은 유저의 여정을 2인 3각 달리기로 비유한다. 2인 3각에서 승리하려면 소녀들과 발을 맞춰 함께 달려가야 한다. 무조건적인 승리가 아닌 성장 과정과 그 안의 내용들을 느끼면서 함께하는 게임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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