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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비, 로프 액션만큼 화려한 '픽셀 아트의 정점'
정규민 기자 | 승인 2022.06.28 18:33

기대작을 넘어 명작의 자리에 오를 기미가 보인다.

산나비는 오랜 시간 기대작의 위치에 있었다. 대학생 5명의 작은 프로젝트가 펀딩 목표 금액 500만 원을 1,446% 초과 달성할 때부터, ‘최고 기대작’이란 무거운 왕관을 써야 했다.

무거운 왕관이지만 산나비는 기대에 항상 부응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펀딩과 함께 공개된 데모 버전은 후원자가 2,000명 가까이 몰릴 정도로 완성도 있게 틀이 짜였다. 시간이 지나 진행된 비공개테스트는 아쉬운 부분을 채워 더욱 발전할 여지를 남겼으며 2022년 2분기 얼리액세스를 예고하며 기대를 더했다. 

얼리액세스는 기존 비공개테스트에 챕터 한 개 분량이 늘어나 챕터3 중반부까지 공개됐다. 챕터3은 딸의 죽음으로 복수귀가 된 주인공이 고유 무기 사슬 팔로 전투를 벌이며 ‘산나비’를 찾는 과정의 일부이며 마고 특별시에 얽힌 비밀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산나비는 스토리를 전개하며 비극적인 이야기를 가장 아프게 다루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가장 행복한 순간과 절망적인 현재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연출은 복수귀가 된 주인공의 아픔을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도 가슴에 와닿게 한다.

스토리가 행복과 절망을 수직으로 이동시킨다면 게임 플레이는 완벽하게 다른 수평적 속도감을 구현했다. 플랫포머 액션게임다운 속도감에 사슬 팔을 이용한 로프액션이 더해져 조작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눈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사슬을 이용한 로프 액션이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기술 로프 당기기와 매달린 채 이동을 배우게 되는데, 이때 주인공의 회상이 다시 사용된다. 딸과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은 다시 한번 심장에 울림을 준다.

게임은 계속 익숙함을 벗어난다. 얼리액세스에서 공개된 챕터2는 이동과 액션에 머물렀던 기존에 더해 본격적으로 퍼즐 요소가 추가됐다. 오브젝트와 속도를 맞추거나 활동 반경을 좁히는 방식으로, 빠른 움직임이 익숙해졌다고 마구잡이로 움직이다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챕터3은 다른 방식의 퍼즐이 추가되며 일정 시간 이후 잠입 액션도 더해진다. 모든 과정에서 그동안 배워왔던 기술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하며 지형지물 활용도 중요하기 때문에 빠른 판단력이 필요하다.

액션을 제외해도 훌륭한 게임성을 느낄 수 있다. 메인으로 내세운 ‘조선 사이버펑크’는 기본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인데, 묘하게 현실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요소가 느껴진다. 계층사회, 빈민굴, 불합리 등 철저히 게임 속 이야기를 다룰 뿐이지만 공감되는 부분에 자동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산나비는 모든 부분을 픽셀 아트로 구현했다. 상업지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픽셀 아트는 빽빽하게 배경을 채워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특히 주요 장면에서 활용되는 원근감을 살린 픽셀 아트 사용은 몰입을 넘어 감탄을 자아낸다. 

현실에 상상력을 더해서 변화를 주는 장면은 발상의 전환을 생각하게 한다. 지하 밑 또 다른 지하, 세로로 운행하는 기차, 마고 시 자동차 관리 시스템은 얼마나 많이 도시의 형태를 고민했는지 느낄 수 있다.

산나비는 매 순간 핵심 요소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데모, 비공개테스트를 거치며 지루한 부분은 확실히 덜어냈고 모든 챕터에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더했다. 스토리, 배경, 캐릭터, 전개 방식, 전투, 난이도까지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다.

이에 기대작을 넘어 명작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보인다. 데모에서 비공개테스트를 거쳐 얼리액세스로 도착하는 동안 보여준 성장을 생각해보면 3분기 이후 정식 출시에 맞춰 미리 명작의 왕좌를 비워놓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정규민 기자  qum@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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