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찌푸려진 표정이 얼마 되지 않아 잔잔한 웃음으로 바뀐다.

티타이니 온라인은 메인 화면만 봐도 비정상에 가깝다. 캐릭터가 다 찢어진 천 하나만 두르고 폼을 잡는 모습은 도대체 이게 무슨 게임인가 의문을 품게 만든다.

게임은 주인공이 입은 팬티 한 장처럼 아슬아슬하다. ‘너무 갔다’는 생각과 ‘이 정도면’이란 생각이 혼재되어 독특한 재미가 있다. 하면 할수록 빈 공간이 점점 흥미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시스템을 파악할 시간도 없이 거대 보스와 전투를 치른다. 다른 세계에서 불려온 캐릭터는 보스의 공격에 모든 아이템이 파괴된 후 속옷 한 장만 걸친 채 외딴섬으로 날아간다. 

섬에 도착한 주인공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보스의 공격이 문제였는지, 섬에 머리부터 떨어진 것이 문제였는지 알 수 없다. 아무 기억도 없이 팬티만 걸친 모습은 흡사 변태와 가깝지만 게임의 주인공이 된다.

당황한 마음을 추스르면 토끼가 살아가는 법을 설명해준다. 거대한 타워와 하늘 섬에 비밀이 있다며 타워의 정상에 도달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고 모험심을 자극한다.

티타이니 온라인의 모험은 수평보다 수직 형태에 가깝다. 모든 세상은 ‘층’으로 구별되어 있으며 정상에 오르려면 내부 타워와 외부의 섬에 자리 잡은 문지기를 처치해야 한다. 모험을 시작하면 수직으로 구성된 게임의 장점이 드러난다. 타워와 섬에 출현하는 몬스터는 층마다 같은 주제로 재미를 주며 다음 층은 끝없이 동기를 부여한다.

도감 시스템은 일반 몬스터를 꼼꼼하게 사냥할 수 있게 한다. 몬스터를 처리하면 도감이 기록되고 완성하면 도감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도감 포인트는 원하는 능력을 상승시키는 지식각인에 사용되어 공격력 같은 기본적인 스탯부터 치명 및 관통 저항 같은 세부 능력치까지 올려준다. 장비도 도감에 등록할 수 있으며 기록할 때마다 포인트를 준다.

무기는 4가지 종류가 있으며 언제든지 바꿔 착용 가능하다. 무기에 따라 다른 스킬이 구현되며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기술을 자동 습득한다. 스킬 슬롯은 4개가 존재해 스킬을 조합하는 방식도 재미 요소다. 

스킬은 정해진 레벨에 해금되고 특정 레벨이 되면 기존에 습득한 스킬의 성장이 가능하다. 스킬 슬롯이 4개이기 때문에 스킬 조합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전투를 함께 하는 ‘수호령’ 시스템은 펫에 수집요소가 더해진 콘텐츠인데, 소환과 동시에 용병처럼 전투에 참여해 캐릭터보다 강한 전투력을 뽐내기도 한다. 수호령은 장비 착용과 레벨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서 2인 파티를 꾸려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

카툰 렌더링 그래픽은 글로벌 게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화려한 액션이나 효과보다 단순하고 간결한 모습으로 PC나 모바일 사양이 낮은 유저도 진입장벽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진입장벽을 없애려는 노력은 채팅에서도 보인다. 전세계 유저가 쉽게 대화를 나누도록 자체 번역이 제공된다. 다만 기술적 한계로 약어는 번역에 포함되지 않아 어순이 뒤섞인 ‘번역체’가 자주 보인다. 그래도 유저들은 실시간 소통에 재미를 느껴 번역 시스템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글로벌 게임다운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다. 유저들에 통용된 룰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가별로 다른 규칙을 내세우다 결국 자연스럽게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티타이니 온라인은 기존 경험을 비튼다. 콘셉트, 스토리, 성장 과정까지 다른 게임에서 익숙하게 봐온 ‘정상’의 범주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한다. 절대 선을 넘지 않으려는 의지 때문일까, 선을 넘으면 더 재미를 줄 수 있는데 갑자기 멈추는 모습은 아쉬움을 남긴다.

줄에서 떨어질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확실하게 미치면 인정받는 세상이다. 오히려 제대로 ‘정신 나간’ 게임은 완벽한 콘셉트가 되어 줄 수 있다. 팬티 한 장 걸친 채 나뭇가지를 들고 타워에 오르는 주인공처럼, 선을 넘는 한 발자국의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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