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김대훤 부사장이 데이브 더 다이버의 흥행 이유를 ‘조언 금지’로 꼽았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얼리액세스 이후 국내 스팀 판매 순위 1위로 하반기를 뒤흔든 게임으로 등극했다. 인기는 자연스럽게 지스타 2022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이어졌으며 넥슨의 시연존 중 가장 긴 대기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넥슨의 김대훤 부사장과 민트로켓의 황재호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창의성을 위해 조언을 참아야 할 때가 있으며 특히 규모가 작은 게임일수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Q: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황재호: 출시 직후는 전혀 몰랐다. 얼리액세스를 시작하고 며칠 동안 버그를 고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인기를 실감했다.

Q: 새로운 스타 개발자의 탄생일까?
김대훤: 어떤 일이 성공을 하기 위해 전략과 꼼꼼한 실행력, 꾸준함이 중요하다. 전략도 꼼꼼함도 없었지만 성공한 원인은 경영진의 조언을 차단해 꾸준한 개발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몇 마디씩 조언을 던지며 게임을 망치는 모습을 차단했다. 개성 있는 게임이 점점 굳어지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조언을 막는데 집중했다. 결국 황재호 디렉터를 발굴해 어설픈 노하우를 전부 차단한 결과가 데이브 더 다이버다. 물론 황재호 디렉터의 성격도 한몫했다.

Q: 민트로켓은 소규모 개발팀인데,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나?
김대훤: 민트로켓을 소규모로 유지하는 이유는 창의성 때문이다. 30명 내외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반적인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첫 타이틀이고 지원보다 개발팀의 분투가 많은데, 제대로 지원하겠다.

Q: 민트로켓의 브랜드로서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김대훤: 특정한 장르와 재미를 규정하기 어렵다. 내부에서 좌절된 것들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조직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장르에서 25년 일한 개발자가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때 기회를 주고 지원한다.

Q: 민트로켓의 차기작은 어떻게 될까?
황재호: 지금은 버그를 수정할 생각밖에 없다. 잘하는 부분을 더 갈고 닦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 5년의 아케이드 개발 경험을 인정받아 기쁘다.

김대훤: 풍요 속에서 창의력이 더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인원이 적은 대신 긴 시간을 준다. 디렉터가 온전히 게임을 바라보며 완벽하게 개발을 마칠 때까지 시간을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낭중지추라는 말을 좋아한다. 회사에 뾰족한 송곳 같은 개발자들이 있고 튀어나오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에 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Q: 민트로켓은 인디 진출의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김대훤: 도전을 원하는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들고 넥슨에 찾아오도록 만들고 싶다. 물론 넥슨 내부에 창의력 넘치는 개발자들이 남아있어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가 할 일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개발자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개발자 육성에 집중하기보다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다. 외부의 개발자와 협업을 꿈꾸고 있다.

Q: 반응이 좋은데, ‘본전’을 찾을 수 있을까?
황재호: 당연히 본전 생각을 하고 있다. 넥슨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줘도 계속 도전하는 상황이 쉽지 않다.

김대훤: 한국 스팀 판매 순위는 여전히 1위를 수성 중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가 IP로 자리 잡으면 단순 판매수익보다 더 큰 것을 얻는다. 앞으로 소중한 IP로 키워나가겠다.

Q: 시연 현장에서 유저들에게 질문받는 모습을 봤다, 어떤 피드백이 있었나?
황재호: 진동이 좋다는 평가와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Q: 글자가 너무 작아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는데
황재호: 스위치에서 글자가 너무 작아 개선하고 있다. 시연을 살펴보며 놓친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Q: 스위치 버전의 기능 추가 계획이 있나?
황재호: 스위치 버전은 데모 수준이다. 조이콘을 분리해 즐기는 미니게임을 구상 중이다. 출시에 맞춰 여러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Q: PS5나 Xbox 시리즈 진출을 기대해도 될까?
황재호: 콘솔 진출은 염두에 두고 있으나 스위치부터 완성하고 고민하겠다.

Q: 스위치 출시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황재호: 넥슨과 민트로켓 모두 경험이 없어 좌충우돌하는 중이다. 조금씩 정리가 되고 있어 출시 시기는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김대훤: 플랫폼의 정책과 기술 요구사항이 필요한데 중앙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엔진의 기능으로 퀄리티를 올리거나 문제 해결에 시간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 각종 기술 지원으로 창의력을 북돋는 방향을 준비 중이다.

Q: 멀티플레이는 준비되고 있나?
황재호: 유저들이 많이 원하는 건 알고 있지만 현재 개발하고 있지 않다.

김대훤: 출시 전 황재호 디렉터가 멀티 기능 도입을 고민했다. 정말 필요한 기능인지, 넥슨 말고 민트로켓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이야기했더니 바로 기능을 제거했다. 

Q: 정식 출시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
황재호: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뒤 유저들이 꼼꼼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현재 버전은 약 60%의 이야기를 담았다.

Q: PC와 스위치 버전의 연출 차이가 있나?
황재호: 컷 신의 연출 차이는 없는데, 스킵할 때 데이브가 들고 있는 기기가 다르다. 이 외에 다른 변경 사항은 없다.

Q: 추가할 콘텐츠가 있나?
황재호: 난파된 보물선 같은 기능을 추가하고 싶었지만 결국 모두 덜어냈다. 지금은 스토리 전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력이 생기면 추가를 고민하겠다.

김대훤: 황재호 디렉터가 개발 사항을 이야기하면 듣지 않으려 한다. 고유성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인데, 대신 테스트를 정말 많이 참가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테스트를 거치며 모든 분야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넥슨이 할 일은 개발팀 스스로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게임에 정통한 사람이 길게 플레이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Q: 소감을 전하자면?
황재호: 여러 계층의 유저를 상대로 마치 스파링을 하듯 계속 검증했고 모든 결과가 만족스러울 때 얼리액세스를 결정했다. 어려운 스파링을 거치고 세상에 나왔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감사한 마음이다. 유저들에게 더 많이 보답하겠다.

김대훤: 넥슨은 개발사이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는데 드디어 실현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준 넥슨 경영진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넥슨이 게임을 창조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개발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부에 있는 열정 넘치는 개발자들과 함께 힘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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