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벽을 넘으면 짜릿한 액션이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시작부터 끝까지 숨 막히는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어둠에 잠긴 통로와 귀를 긁는 괴상한 소리에 앞으로 전진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죠. 조금씩 전진하다가 예상치 못한 습격을 받으면 육성으로 욕설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비명을 지르고 욕설을 쏟아내도, 적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목표 지점에 도착하려면 무기를 휘둘러 적을 처치해야 하는데, 타격감과 각종 공격의 연계가 부드러운 모션으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공격 패턴을 파악하고 방어와 회피, 반격을 이어가는 모습은 스페이스 호러 테마의 소울라이크로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돋보이는 영상의 활용>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플레이와 컷 신이 자연스럽게 반복됩니다. 컷 신은 이야기를 연계하는 역할과 함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등장해 상상 이상의 공포를 전달하죠.

모든 컷 신은 플레이와 똑같은 그래픽으로 구성되어 이질감 없이 전환됩니다. 급박한 상황이 연출될 때 컷 신인지 모르고 애꿎은 패드를 연타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홀로그램 영상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가이드와 함께 앞으로 나타날 적의 특수한 공격 형태를 경고합니다. 물론 숨겨진 이야기를 추측할만한 단서를 알려주기도 하죠.

심지어 온갖 잔인한 장면이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됩니다. 경비 로봇이 등장할 땐 다른 수감자를 끔찍하게 사살하는 장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주인공의 사망은 이렇게 공들여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디테일합니다.

<좁은 공간이 주는 절대적 공포>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이동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비좁음’입니다. 이야기 특성상 정상적인 길은 대부분 막히거나 부서져 각종 샛길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죠.

주요 이동 통로는 사람 한 명이 겨우 기어 다닐 만한 환풍구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끝없이 등장하는 상황에 도주마저 쉽지 않은 좁은 공간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죠. 통로에 묻은 핏자국과 살점은 끔찍한 상상을 유발합니다. 이에 더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수준의 연출이 계속 반복되고요.

시점은 좁은 공간을 지나갈 때 한 방향에 고정되어 심리적 공포를 한계까지 끌어올립니다. 환풍구를 벗어나도 좁은 공간은 계속 이어지는데, 바닥이 겨우 보이는 사다리와 좁은 벽 사이 이동, 조금씩 열리는 문까지 모두 시점이 고정되어 측면이나 후방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좁은 틈 사이를 이동할 때마다 적이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긴장이 풀리는 순간 반드시 적이 등장해 후방을 노리고 큰 피해를 줍니다.

<짜릿한 쾌감을 주는 전투>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공포를 제외해도 전투의 재미가 아주 뛰어난 편입니다. 무기 종류는 진압봉과 총기, 나이프, 중력장 생성기(GRB, 이하 그립)로 전투에 모두 활용됩니다.

전투의 핵심은 연계기로 근접 공격과 총기 사격이 물 흐르듯 이어졌을 때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총기 사격은 보정 기능을 적용해 급하게 조준하고 발사 버튼을 눌러도 원하는 공격이 가능하죠.

총을 연계기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탄약 수급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수의 적이 몰려올 땐 다리를 집중적으로 노려 이동을 방해해야 하지만 FPS게임처럼 총으로 모든 적을 처치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립 역시 사용 에너지의 제한이 있고 자주 쓰기 어려운 양이지만 그만큼 확실한 성능을 보장합니다. 특히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밖으로 적을 던지거나 지형지물을 사용해 적을 즉사시킬 수 있어 활용하기에 따라 큰 효과를 만듭니다.

회피와 방어 기능의 추가는 단순한 전투를 떠나 적의 패턴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소울라이크 장르를 떠오르게 합니다.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면 강력한 공격까지 전투에 섞을 수 있어 여러 형태의 파훼가 가능하죠.

전투는 모든 단축키를 사용하기 때문에 손이 굉장히 바쁩니다. 그러나 행동 하나마다 울리는 패드의 진동이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죠. 정신없이 싸우는 도중 적의 공격을 방어했을 때 손에 울리는 진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짜릿합니다. 물론, 적에게 맞을 때도 진동이 이어져 아픔을 공유하는 기분이 들고요.

진동은 게임 모든 곳에서 계속 자극을 주고 아주 작은 수준부터 온몸이 떨리는 강도까지 세밀하게 나뉘어 게임에 한층 몰입하게 돕습니다. 주인공이 힘을 쓸 때마다 더욱 거세지는 진동이 패드를 꽉 쥐게 만들고 고비를 넘길 때마다 같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내비게이션 기능이 없는 대신 공간의 의미를 살렸습니다. 길을 잘못 찾아 들어가면 반드시 스토리의 파편이 존재하며 곳곳에 숨겨진 보상도 있어 모든 모험과 탐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전면에 내세운 고어와 호러는 게임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료가 고어와 호러일 뿐, 연출력과 영상, 이야기의 개연성은 모두 흠을 잡기 어려운 수준이며 액션은 순간 공포를 잊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기대의 결과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스페이스 호러를 다룬 대표 게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고, 2023년 글로벌 주요 시상식에 충분히 언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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