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규제가 메타버스와 P2E게임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양대학교 황성기 교수는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신년토론회에서 “최근 게임 관련 규제를 살펴보면 ‘All or Nothing’에 집중해 이분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규제를 적용하기 이전에 완화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로 신규 산업이 등장했을 때 배타적인 시선을 꼽았다. 메타버스 관련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해 규제의 하향평준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반대로 규제를 강화해 상향 평준화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규제의 상향 평준화로 발생한 문제는 대표적으로 메타버스의 분류가 있다. 현재 게임사가 제작한 메타버스는 게임으로 분류되나 다른 사업체가 만드는 메타버스는 비게임으로 분류되어 아주 잘못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P2E게임을 ‘모 아니면 도’로 구분하는 현상도 지적했다. 최근 법원이 판결로 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를 인정했으나 경품 지급을 문제 삼았을 뿐 게임 시스템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P2E이 플레이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면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은 황성기 교수의 이야기에 동의하며 ‘게임에서 일어나는 트러블 대부분이 순수와 사행의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P2E게임은 물론이고 메타버스 역시 보상 지급 중심의 사행성과 게임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기에 규제의 중심을 차지했다는 것.

이재홍 학회장은 “4차산업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의 전문가들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결국 순수와 사행이 충돌하는 중간 지점을 완충지대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은 인원과 물질적 한계가 뚜렷해 현재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기존 규제를 잘게 쪼갤 필요가 있는데, 담당 기관과 인원, 물질적 문제가 커 마땅한 기관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은 “바다이야기의 선례가 있기에 P2E게임은 절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규제를 잘게 쪼개거나 글로벌 성공을 기록하면 가능성이 있으나 정책이 미비한 현재 상황은 글로벌 성공의 앞길을 막는 것”이라고 동조했다.

잘게 쪼갠 규제의 방향성도 다시 언급됐다. 황성기 교수는 ‘메타버스 성추행 법안은 대표적인 과도한 규제’라며 캐릭터의 인격권을 존중하는 부분은 이해하나 분명히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성기 교수는 “규제는 인간, 사회, 시장의 본성을 억누르는 것과 같다. 모든 인간이나 시장은 국가의 간섭을 원하지 않는다. 정부의 법적 규제로 모든 것을 메울 수 없는 시대다. 법적 규제와 자율 규제는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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