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침공에 의해 절망만 남은 세상의 가장 무서운 존재는 인간이다.

매드월드는 악마에 의해 인류 문명이 멸망한 세계를 다룬 웹 기반 MMORPG로, 일반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의 게임과 비교해 더욱 잔인하고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생존을 위해 숨어든 인간은 모두 생명의 존엄을 잃었다. 생명의 가치는 길가에 핀 버섯보다 낮은데, 어느 곳을 둘러봐도 시체를 볼 수 있으며 악마의 눈을 피하고자 시체 속에 숨는 일까지 비일비재하다.

멸망을 앞둔 인간들은 모든 행동이 극도로 폐쇄적이고 이기적으로 그려진다. 힘이 다한 노인들은 마을 밖으로 버려져 몬스터 고기나 토사물을 주워 먹으며 연명하고 야영지의 사람들은 힘과 권력을 휘두르며 성범죄를 저지르는 특정 인물을 묵인하는 등 정상적인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은 시나리오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기에 부정적이고 구역질을 유발하는 이야기를 무시하고 넘어가기 어렵다. 시나리오는 단순 전투부터 호위나 퍼즐 요소까지 포함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으나 모든 이야기에 희망이 존재하지 않아 임무 완수의 기쁨보다 씁쓸함을 크게 남긴다.

체력이나 마력을 회복하는 물약 역시 단순히 물약이 아닌 버섯과 살점 조각, 쥐 고기 등 세계관에 맞춰 디테일을 뽐낸다. 음식은 생식보다 모닥불로 구워 먹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성공 확률이 존재해 꾸준히 주변을 탐색하고 재료를 수집해야 한다.

정신 공격을 가하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성장의 재미는 수준 높게 구현되어 있다. 검과 활, 마법 등 장착한 무기에 따라 모션과 스킬이 모두 달라지며 특정 스킬을 배우고 강화하고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공격과 방어, 정신, 신체 능력치를 직접 투자해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투자한 능력치는 장비 착용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양손 검은 공격 능력이 일정 수치를 넘어야 착용할 수 있으며 높은 등급의 방어구는 신체 능력과 특성에 따라 다른 능력이 요구된다.

장비 아이템 획득은 상당히 쉬운 편인데, 일반 몬스터를 처치해도 고유 등급의 아이템이 등장하고 몬스터를 처치하고 획득하는 ‘붉은 열쇠’를 활용해 특수 던전을 찾고 보상을 획득해 장비와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전투 후 광경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다. 그래픽은 카툰 애니메이션이지만 표현력은 집념이 느껴질 정도로 디테일한데, 전투 중 짓이겨지는 NPC와 사지가 절단되고 반쯤 썩어가는 사체, 바닥을 기어다니는 구더기, 심지어 귀환을 돕는 나방의 생김새까지 모두 세밀하게 표현된다.

던전에서 등장하는 보스는 꿈에 나올까 두려울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생김새를 자랑한다. 공격 패턴은 간단한데, 가까이 다가가서 공격하는 행위 자체가 거부감이 들어 등장만으로 정신적인 대미지를 주는 편이다.

매드월드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미친 세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성장의 재미는 확실한 편이나 끔찍한 비주얼과 절망뿐인 이야기 전개는 비위가 강한 편이어도 견디기 힘든 충격을 선사한다.

첫 공개부터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매드월드는 쉬운 접근성과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 비주얼로 결국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었다. 기존 게임들과 다른 세계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만큼, 그로테스크와 고어를 즐기는 유저라면 매드월드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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