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TL(쓰론앤리버티)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이다. 

리니지를 중심으로 기존 라인업들은 국내 유저를 타깃으로 게임성이나 방향성이 맞춰져 있었는데, TL의 경우 글로벌을 목표로 하는 만큼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하거나 차이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리니지M 이후 약 6년 만에 모바일이 아닌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신작이란 점은 게임성의 근간을 결정하는 큰 변화다. 게임이 모바일의 제약에서 벗어나면 콘텐츠는 물론 플레이 패턴에서 많은 것들을 가져갈 수 있다.

일단 유저 스스로 캐릭터를 조작하며 게임 플레이를 이어가는 개념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작은 화면에서 퀘스트나 미션을 클리어 해야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투까지 완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스스로 게임을 하는 것인지 게임이 유저를 컨트롤 하는 것인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다.

TL은 과거 PC 온라인게임과 같이 유저가 대부분의 퀘스트나 전투를 직접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회귀한다. 어찌보면 게임의 일반적인 플레이 방식과 패턴이었는데 모바일게임의 대중화로 많은 부분들에서 당연하지 않은 것들로 인정하고 받아드렸던 것이 사실이다.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기에 퀘스트는 수백마리의 몬스터를 반복적으로 쓰러뜨리는 방식이 아니며 전투 역시 특정 패턴을 회피하거나 액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디렉터스 영상으로 전반적인 게임의 방향성을 소개한 바 있는데, 캐릭터가 2종류의 무기를 스왑하면서 다이내믹한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미뤄보면 조작성과 액션성이 강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형 MMORPG의 특징인 ‘무한 경쟁’ 방식도 수정되는 시스템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한국형 MMORPG는 초보 지역을 벗어나면 PvP가 가능한 경쟁 지역으로 유저가 강해지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 연출된다. 

때문에 이때부터 경쟁을 위한 성장이나 과금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많아졌다. 게임사의 매출은 상승하지만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유저 이탈이 급속도로 많아지고 콘텐츠 보다 과금 요소들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TL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안전지역으로 설정되며 이벤트나 특정 이벤트가 열리는 시간에만 경쟁 지역으로 바뀐다. PvP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들도 게임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주요 퀘스트나 미션 역시 다른 유저들의 개입 없이 클리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중심으로 유저들의 동선이 짜여질 가능성이 높고 분쟁 요소를 제한해 글로벌 유저들의 방향성에 맞췄다. 글로벌 MMORPG들은 메인 콘텐츠나 레이드 같은 PvE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 PvP 요소는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TL 역시 이러한 방향성에 걸맞게 퀘스트, 던전, 이벤트를 중심으로 주요 동선이 만들어지고 경쟁 시스템은 전장이나 PvP 지역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금의 경우 국내 MMORPG에서 많이 사용된 유료 악세서리나 확률형 획득이 아닌 배틀패스 중심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서비스를 아마존 게임즈와 함께하는 만큼, 해외 유저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형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과금 방식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실적발표의 언급이나 게임의 콘텐츠 방향성을 고려하면 배틀패스를 기반으로 제작이나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신작이란 타이틀을 제외하면 TL은 도전적인 글로벌 지향 MMORPG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형 콘텐츠가 대부분 제거되어 글로벌 표준에 가까운 형태이고 현재 서비스 중인 인기 MMORPG과 경쟁할 시스템들로 게임의 뼈대가 만들어졌다.

콘솔과 PC로 출시되는 신작 MMORPG가 많지 않은 가운데, TL은 경쟁력을 가진 MMORPG로 포지셔닝 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신작과 완성도가 갖춰진 MMORPG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TL이 기본기와 탄탄한 시스템을 보여준다면 김택진 대표가 설명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란 평가에 어울리는 게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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