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모바일 게임 개발사 1세대로 글로벌 모바일 게임 산업 자체를 이끌어온 로비오의 최신 재무 결과가 발표됐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동안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며 승승장구 했던 로비오는 전년대비 73% 이익 감소라는 엄청난 결과를 안고 추락하고 말았다.

 

2013년 52% 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들고 2014년 한 해 동안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진통을 감내한 로비오에게는 엄청난 충격일 수 밖에 없는 수치다. 그 결과 2012년 7천만유로가 넘는 이익을 기록한 날개없는 화난새는 불과 2년만에 1천만 유로(약 119억원)의 이익만을 기록하는 회사가 됐다.

 

한때 로비오는 '앵그리버드' 시리즈로 초기 모바일 게임시장을 리드했었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화난새들의 행렬은 초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점령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물론 연달아 출시한 시리즈들도 대히트를 치면서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고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로비오는 설 자리를 잃어갔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 슈퍼셀의 클래쉬오브클랜과 킹의 캔디크러쉬 시리즈는 앵그리버드의 자리를 대신했으며 중국 일본 한국 등 게임 개발 강국들에서도 모바일 게임들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인기는 떨어졌다.

 

 

 

 

 

 

이러한 정황들로 살펴볼때 로비오와 앵그리버드는 경쟁자들에게 밀리며 이익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로비오의 현상황은 생각보다 복잡한 구석이 많다. 재무재표를 상세하게 살펴보면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전년도보다 상승된 110만 유로(약 13억원)를 기록했으며 게임과 관련된 광고 사업에서도 소폭 상승한 6만 유로(약 7천만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로비오는 모바일게임 개발사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앵그리버드 레이싱게임인 '앵그리버드GO'를 비롯해 앵그리버드의 RPG인 '앵그리버드 에픽' 등을 선보여 장르의 다변화를 꾀함은 물론 영화,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을 연달아 추진해 IP 강화에 힘썼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수명이 다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게임 외적인 부분은 효율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 시도했던 IP 사업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공개된 수치에서 캐릭터 상품에 대한 매출이 43%나 하락한 것이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로비오측은 2016년 앵그리버드 IP를 활용한 영화가 개봉하게 되면 캐릭터 상품 등 IP적인 매출이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의 분위기는 당장 올해의 고비를 로비오가 넘을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상태다.

 

 

 

 

 

 

이와 같은 로비오의 추락은 국내외 게임사들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체들은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면서도 기존 자사의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들 혹은 상품들을 추가로 선보여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태다.

 

일부 국내 업체들은 로비오와 비슷한 모델을 사용해 자사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며 매출들을 뽑아내고 있는 중이다. 업체가 작을 수록 다양성을 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로비오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업들은 해당 IP의 수명이 다할 경우 그 다음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모바일 게임사들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IP 수출에만 의존하는 현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이슈로 끊임 없는 자기 발전이 없는 이상 후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게임 시장은 다른 업계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거듭하며 발전해온 시장이다"이라고 말하면서 "하지만 현재 게임사들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신규 IP나 콘텐츠 발굴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해외 게임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이다. 이미 모바일 시장은 그러한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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