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의 야심작 ‘블레스’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첫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다소 부진하던 네오위즈게임즈의 신작이고 국내 MMORPG의 위기설 속에 등장한 대작인 만큼 유저들과 시장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4년여의 제작 기간과 400억원에 가까운 개발비가 투입된 만큼 기대감도 높은 상태였죠.

그렇다면 4일간 진행된 테스트를 통해 블레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까요.

     

우선 시장에서 관심을 가졌던 것은 ‘과연 블레스가 어떤 게임인가’라는 부분이었습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MMORPG의 르네상스’ ‘대중적인 수준의 자유도’ ‘읽지 않아도 이해되는 스토리’ 등 다소 광범위한 설명으로 게임을 소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블레스는 한국형 MMORPG의 기본을 갖추고, 최신 트렌드를 가미한 형태의 게임 구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형 MMORPG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소위 ‘노가다’ ‘닥사’ 등의 반복 사냥이 가능하고, 장비 성능이 다소 중시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 많은 MMORPG들이 퀘스트 중심으로 게임을 제작했고, 엔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게임의 중후반 콘텐츠나 대규모 소셜 기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전투나 사냥 등의 기본적인 부분에서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이지 못했고 게임이 신경 쓴 중후반 콘텐츠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유저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블레스는 한국형 MMORPG의 틀과 기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퀘스트가 아닌 반복 사냥으로도 다양한 아이템과 충분한 경험치를 얻을 수 있도록 했죠. 이에 대한 추가 보상도 제공하며 과거 리니지를 즐겼던 고연령층의 사용자들도 복잡한 퀘스트가 아닌 사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비공개테스트에서는 중요 시나리오를 따라가면서 퀘스트가 아닌 반복 사냥으로도 아이템이나 경험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차 테스트이다 보니 블레스의 큰 특징으로 소개된 ‘스킬덱 시스템’은 게임에서 확약하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유저들은 23레벨까지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었는데, 스킬은 20레벨에 등장하는 내용까지 사용된 만큼 활용할 스킬은 다소 부족했습니다. 향후 풍성한 콘텐츠가 공개되어야 다양한 스킬을 조합하는 스킬덱 시스템이 보다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스킬덱 시스템은 각 직업별로 2개의 특성으로 핵심 기술이 나뉘고, 각각의 핵심 기술에 대응하는 적용 기술과 사용 기술이 존재합니다. 일반 게임의 ‘패시브’와 ‘사용’ 기술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블레스에서는 패시브 능력도 전술창에 넣어주어야 활성화가 되는데 아직 이에 대한 튜토리얼이나 설명이 부족해 향후 테스트에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킬을 자유자재로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파티나 솔로 플레이에 최적화된 세팅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격 관련 스킬이 부족하고 쿨타임이 길어 전투의 대부분이 평타에 의존해야 하는 아쉬움도 보입니다. 그렇다보니 다른 게임 보다 장비의 성능이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구요.


  

일반적인 MMORPG에서 장비는 중요하지만 유저들의 조작과 스킬 활용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블레스는 이번 테스트는 초반부분이 공개되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 적은 만큼 장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블레스 초반에는 장비의 성능이 게임의 난이도나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번 비공개테스트에서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지원되지 않았지만 언리얼엔진3를 사용한 고화질의 커스터마이징과 장비는 향후 많은 유저들에게 캐릭터 육성과 장비 획득의 목적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블레스의 장비는 흰색, 녹색, 파랑, 보라, 빨강의 5단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인 던전에서는 파랑색 단계까지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21레벨부터 입장 가능한 최종 던전에서는 보라색 아이템이, 이벤트로 등장한 레이드 몬스터에서는 빨강색의 아이템이 등장했구요. 각각의 아이템은 직업의 특성을 살려 힘, 체력, 지혜, 민첩 등으로 나뉘어집니다.


     
  

또한 게임의 흥미로운 부분은 3인으로 구성된 마지막 최종 던전이었습니다. 아직 난이도 조정이 확정되지 않아 3인으로 제한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탱커, 딜러, 힐러의 심플한 형태로 던전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소외되는 직업이 없도록 던전의 밸런스가 맞춰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1차 테스트에서는 2가지 딜러 직업이 존재했고, 많은 사용자들이 팔라딘 직업을 선택해 던전 입장에서 탱커의 수요가 높았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 던전은 일방통행으로 진행에 크게 어렵지 않았고 블레스의 던전 플레이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티로 진행하는 첫 던전인 만큼 복잡한 요소 보다는 유저들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중간 보스들이 퍼즐 요소를 가지고 있는 부분인데, 소환되는 부하를 빠르게 처치하지 못하면 보스의 체력이 회복되거나 특정 오브젝트를 터치한 사용자가 보스의 실드를 깎아 내야 하는 등 첫 파티 던전이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를 넣어두었습니다. 최종 보스 역시 버티기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않으면 전멸할 가능성이 높았구요. 3명으로 구성된 파티 전투인 만큼 사용자 한명 한명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어 즐기는 사용자들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블레스의 콘텐츠는 1차 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방향성과 기획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가 됐던 서버는 1차 테스트인 만큼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요소이고, 대기열이나 서버 제한 역시 스트레스 테스트를 겸한 부분도 감안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적화 문제 역시 1차 테스트이기 때문에 문제 삼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2~3차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안되겠지만요.

때문에 블레스는 올해 경쟁작으로 불리는 다음의 ‘검은사막’이나 위메이드의 ‘이카루스’와 다른 방향성과 마케팅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MMORPG 사용자도 높은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리니지부터 한국형 MMORPG를 즐겼던 사용자들이 즐기기 좋고 그러한 게임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레스 스튜디오의 최관호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MMORPG의 르네상스’를 강조한 것은 과거 리니지 시절부터 MMORPG를 즐겼던 유저들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블레스는 1차 비공개테스트를 마치고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게이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전투와 기본기를 갖추고 있고, 던전에 플레이는 최근 트렌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블레스가 가진 기본 뼈대에 대한 검증을 진행한 만큼 앞으로는 피와 살을 알차게 만들어 가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MMORPG는 좋은 뼈대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게임이 가진 디테일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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