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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3는 어떻게 LOL을 잡았나?
최호경 기자 | 승인 2014.06.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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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내에서 99주 연속으로 PC방 점유율에서 1위를 기록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넥슨의 피파온라인3가 1위에 오른 것입니다.

10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몇일 남겨두고 벌어진 일입니다. 104주 연속 1위이면 2년간 PC방에서 1위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었죠.

사실 이번 기록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피파온라인3가 리그오브레전드의 점유율을 제친 것은 21일 하루뿐으로, 주간 단위로 기록을 따지게 되면 리그오브레전드가 100주 연속 1위를 이어나가는 모양새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21일 하루뿐이지만 점유율에서 밀려난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만년 2위만 하던 학생이 2년 동안 전교 1등을 하던 학생을 모의고사에서 잠깐 제친 것으로 볼 수 있죠. 전교 1위 학생은 공식 성적에서 전교 1위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지만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23일에 다소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100주간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이죠. 이미 21일에 많은 매체에서 리그오브레전드가 점유율 100주 1위에 실패했다고 보도한 상황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어찌됐건 피파온라인3가 지난 21일 약 2년간 철옹성 같이 지켜온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점유율을 넘어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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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넥슨의 피파온라인3는 어떻게 리그오브레전드의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있었을까요?

21일 상황을 보면 이벤트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C방에서 사용자의 누적 이용시간에 따라 어마어마한 캐쉬 아이템을 제공했거든요.

하지만 넥슨의 노력은 6월 21일 하루에 집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PC방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 자료를 살펴보면 넥슨의 사업팀은 이미 한달 전, 브라질 월드컵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할 때부터 피파온라인3의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2002 전설 선수 업데이트입니다. 단순히 전설 선수를 게임에 추가하는 것이 아닌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면 전설 선수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출을 위해 선수들을 판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임을 즐기면 유저들이 선수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서 과거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기록했던 영광의 순간을 브라질 월드컵과 피파온라인3에 재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 때 TV 광고도 진행했습니다. 월드컵 기간 게임의 점유율과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TV 공중파 광고를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넥슨은 2002년 전설 선수 업데이트에 맞춰 과감한 선택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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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차 전설 선수 업데이트 당시에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라이선스 가격과 개별 접촉을 위해 넥슨 사업팀은 어마어마한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2002년 전설 선수는 각각의 선수들의 명성도 높고 현재 현역으로 있거나 감독,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중심이 되어 있어 지난번 가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과 노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넥슨은 국내 대표 축구게임으로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게임에 2002년 전설 선수를 추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용을 감안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선택이었죠. 과거 1차 전설 선수 업데이트가 완료된 이후 ‘2002년 전설 선수도 관심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넥슨은 2002 전설 선수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안정환, 박지성, 홍명보가 중심이 된 2002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피파온라인3의 프로모션도 겸하고 있었지만 결국 한국 대표팀에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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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넥슨은 피파온라인3에 월드컵 모드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의 경기장과 선수들의 데이터를 적용했고 최신 유니폼과 공인구 등 사실적인 모습을 게임에 담았습니다. 가상으로 월드컵을 진행해 보기도 하고 1000번 이상의 매치로 경기 예측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실제로 KBS2 TV에서는 피파온라인3의 데이터를 사용해 경기 직전 프리뷰를 진행할 정도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의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이렇게 피파온라인3는 한달여 이상 월드컵과 유저들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6월 21일 하루 리그오브레전드의 점유율을 제친 것이지만 충분한 값어치와 그 이상의 노력과 과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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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넥슨의 이정헌 사업 본부장은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피파온라인3에서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매출을 올리는 것 보다 한국 대표 축구게임으로서 해야할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것에 충실히 서비스를 해나갈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리그오브레전드를 월드컵 기간에 하루라도 점유율에서 이겨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넥슨은 브라질 월드컵에 맞춰 게임의 프로모션에 그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가 반영되어 21일 이벤트를 통해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지만 남은 월드컵 기간 피파온라인3는 국내 대표 축구게임으로서 역할을 꾸준히 해주길 기대해 봅니다.

최호경 기자  gins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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