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제친선 조찬 기도회에 참석해 또 다시 ‘게임 중독’을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기도회에서 “물질 중독에 마약, 알코올, 도박, 그리고 최근엔 게임까지 포함해 4대 중독이라고 한다"며, "하나님 이외는 어떤 것도 매이지 않아야 하며 중독은 하나님 이외에 매이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종교, 특히 기독교를 내세워 게임을 악의 축으로 몰아간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게임을 중독의 주범으로 지목한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이하 중독법)’ 발의의 당사자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도 지난해 12월 ‘한국기독교 공공정책 협의회’의 기자회견을 통해 “중독의 심각성과 이로 인한 문제에 깊이 공감하는 기독교 단체에서 중독 없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다”며 게임중독법의 입법에 기독교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황우여 대표 및 신의진 의원의 태도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게임 전문 미디어 디스이즈게임은 황우여 대표의 최근 이러한 행보가 황대표의 ‘개신교 근본주의적 성향’이라고 지적하며 게임중독법도 합리적이고 절차를 통해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10만명에 달하는 게임업계 종사자 중 30%만 어림잡아도 3만명 이상이 기독교인입니다. 황우여 대표의 말에 따르면 수 만 명에 달하는 기독교 인은 하나님 외에 매이는 그것을 제조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크게 거스르는 셈이죠. 우스꽝스럽게도 게임 산업은 박근혜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의 핵심이자 기독교인 여당 실세가 협회장으로 있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급 반열의 대표적 인사가 사회의 시스템적 문제를 바라보지 않고 게임으로 인해 학과 공부에 소홀할 것을 염려한 다수의 학부모들을 겨냥한 종교적 표퓰리즘을 시도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맞벌이가 아니면 최저 생계를 꾸릴 수 없는 젊은 세대와 전세계 최장 근로시간, 열악한 복지시스템, 과열된 사교육 등 산적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등한시 한 채 ‘게임이 나쁘니 국가에서 규제하겠다’라는 일차원적인 사고를 여당 대표가 주창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독교 내의 시각에서도 온전할 순 없습니다. 십계명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지 말라”고 했습니다.

합리적이고 논리 절차로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이 없었을까 고민하는 겸손한 피조물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혹시 황 대표 스스로 게임을 중독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는 의식에 매어있는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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