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게임대상’과 ‘지스타’가 끝나면 게임시장은 연말 시즌을 준비해왔습니다.

 

한해의 가장 큰 두 개의 행사가 마무리되면 1년은 얼추 마무리되어 신작 발표회는 줄어들고 인기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로 연말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많은 기사의 서두에는 ‘겨울방학 시즌을 맞은 게임시장의 최대 성수기’라는 문구가 자주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의 온라인게임들이 업데이트를 시작하면 ‘아~ 이제 방학 시즌이 왔구나’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였죠.

 

그런데 어느 샌가 신작 온라인게임이 점점 줄어들고 게임 시장의 흐름이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인기 게임들의 업데이트와 이벤트는 진행 중이지만, 과거에 비해 신작 온라인게임의 등장은 줄어들었고, 모바일게임들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모바일게임들은 시장의 중심을 넘보고 있고 온라인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풍성한 내용과 볼륨으로 방학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작들도 보름이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고 대작의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작 게임들이 겨울방학 시즌에 맞춰 등장한다기 보다, 개발 일정에 맞춰 시도 때도 없이 모바일게임들이 등장하고 사라져갑니다. 워낙 빠른 템포로 개발과 서비스가 이뤄지다보니 같은 회사의 게임과 일정이 겹치는 경우도 있고, 출시되기 몇 일 전에 사내에 공식 일정이 공유되는 일도 있습니다.

 

다른 산업군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속도감 있는 ‘게임산업’이긴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 게임시장은 더더욱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산업에서는 한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이 하나둘씩 시작되고 2016년을 준비하는데, 게임산업은 한 달 앞은 커녕 다음주, 보름 앞을 걱정하는 시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모바일게임은 서비스 초기가 중요하고 일주일, 보름이면 초기 성과가 결정되는 이유 때문이죠.

 

온라인게임은 서비스가 안정되면 그래도 한 호흡은 돌리고 다음 업데이트를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는데, 모바일게임은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도 ‘월화수목금금금’처럼 불철주야 게임의 라이브와 업데이트, 밸런스에 집중하고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레이븐’ ‘히트’ 같은 모바일게임들이 장기간 매출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인원들이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들이 모바일게임의 서비스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꼽은 것이 ‘호흡과 템포가 빠르고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기획과 향후 업데이트,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한달 이후의 게임의 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도 이제 12월 한달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리그오브레전드가 40%에 육박하는 PC방 점유율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고, 모바일 시장에서는 히트를 중심으로 넷마블의 게임들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순위가 안정되어 평화롭다면 평화로울 수 있는 분위기처럼 보이지만 리그오브레전드는 분할 중계 문제로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넥슨은 히트의 첫 대규모 업데이트, 넷마블은 이데아의 업데이트 및 신작 모바일 RPG의 준비로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송년회나 연말을 준비하기 쉽지 않지만 한국 게임시장은 오늘도, 연말도 바쁘면서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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