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VR(이하 PS VR)의 가격이 공개됐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GDC 2016에서 자사 컨퍼런스를 통해 PS VR의 가격이 399달러라고 밝힌 것이다.

한화 약 47만 원이라는 가격 자체는 마냥 저렴하다고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많은 이들이 PS VR의 가격 정보가 전해지기 전부터 399달러라는 가격을 원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유저들이 VR 게이밍일 위해 지갑을 열 수 있는 심리적 한계선을 PS VR은 넘지 않았다.

PS VR의 가격 정보가 공개되기 이전에 경쟁 기종인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의 가격이 제법 높은 선에서 공개된 것도 PS VR의 가격을 더욱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불러왔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599달러, HTC 바이브는 7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PS VR의 가격 자체가 PS4 본체 가격과 비슷하며, 여기에 PS4 카메라도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PS VR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PS VR과 PC용 VR 기기들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맞는 이야기다. 단, 소수의 PC 이용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PC용 VR 기기의 요구 사양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PC 권장사양은 인텔 코어 i5 4590 CPU와 지포스 GTX970 비디오카드, 8GB 램이다. 인터넷 최저가 검색 사이트를 기준으로 CPU는 27만 원, 비디오카드는 43만 원 정도하는 물건들이다.

업그레이드에만 70만 원 이상이 필요하며, PC를 아예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아무리 싸게 잡아도 9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더 원활한 구동을 위해 비디오카드를 980ti로 구매하게 되면 비용은 더욱 커져서 업그레이드에만 120만 원 이상, 구매에는 140만 원 이상이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VR 게이밍에 관심이 있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도 없고 PC도 없는 유저가 있다고 가정하자. PS VR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PS4(정가 40만 8천 원)와 PS VR(399달러, 한화 약 47만 원)과 약 8만 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는 PS4 카메라를 구매해야 하며 이 경우는 대략 96만 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간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구동할 수 있는 PC를 인터넷 최저가에 구매하더라도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면 PS VR의 가격을 비싸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런 여건에서 오는 실질적인 가격차이는 PS VR의 가격을 더욱 친근하게 여겨지게 만든다.

물론, PS VR와 오큘러스 리프트 사이의 성능 차이는 상당한 편이다. 해상도, 시야각, 반응 속도, 사운드 처리 능력까지 오큘러스 리프트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PS VR의 가격을 두고 '성능이 낮기 때문에 가격도 낮게 정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가격대가 심하게 차이가 나다보니, 성능의 격차가 있음에도 대략 4~50% 가량 가격이 저렴한 PS VR에 관심이 몰리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도 내 손에 넣지 못 하면 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다.

가격이 현실적으로 느껴질 경우, 유저들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받기 마련이다. 때로는 성능보다 가격이 마케팅에 있어서 더욱 큰 영향을 발휘하기도 한다. PS VR은 그런 면에서 마케팅 측면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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