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서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가 2차 리미티드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듀랑고의 2차 테스트에서는 ‘모바일게임 최초 음성채팅’, ‘30레벨 확장’, ‘보다 큰 마을 건설’, ‘편의성 개선’ 등 지난 테스트를 기반으로 시스템의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당초 30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테스트는 48시간 가량 미뤄져 오는 4월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사실 지난 테스트를 마치고 ‘파파랑’ 이은석 디렉터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게임을 왜 만들게 되었는지’부터, ‘잉여로운 콘텐츠’ 제작, 앞으로의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2차 테스트 바로 앞서서 노출해야지’라고 생각하다가 인터뷰 내용이 이렇게까지 미뤄질지 생각을 못했네요.

어떤 식으로 인터뷰를 정리할까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낸 결론은 바로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한 ‘야생의 땅: 듀랑고’입니다. 


keyword➀ ‘개척 게임’
제가 참여해본 듀랑고는 기존 게임하고 많이 달랐습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찾아야 했고, 사냥을 위해 무기도 만들어야 했으며 동물을 만나면 싸우거나 도망치고 불을 피워 자신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생존’이 중요한 게임으로 생각되었죠. 하지만 이은석 디렉터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이은석 디렉터 “많은 분들이 야생의 땅:듀랑고를 생존 게임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생각하는 생존 게임은 인디게임 ‘돈스타브’ 같이 정말 죽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게임이 진정한 생존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임에서 죽으면 정말 END, GAME OVER가 되니까요. 듀랑고는 생존이 아닌, 개척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죽지는 않거든요. 편의성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제법 친절한 게임이라고 봅니다.”

keyword➁ ‘듀랑고’
게임을 해보기전 느낀 듀랑고와 1차 테스트를 마친 게임의 느낌을 참 달랐습니다. 무언가 불편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고, 다른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가보고 싶은 도전, 개척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으니까요. 결국 생각은 왜 이런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이은석 디렉터 “마비노기 영웅전 다음 신작을 구상하면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듀랑고’였습니다. 마영전을 개발, 서비스하면서 얻을 교훈으로 좋은건 살리고 아쉬웠던 것을 보강하고자 했죠. 요즘 많은 게임들은 ‘콘텐츠 런닝머신’에 가깝습니다. 유저는 제자리에서 달리고 콘텐츠가 앞으로 찾아가죠.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온라인게임이 가진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유저들의 플레이 속도도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걸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유저들끼리 만드는 변화, 대표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가 있습니다. PvP를 통해 변화가 이뤄지고 환경에 변화가 있어서 쉽게 질리지 않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마인크래프트처럼 랜덤에 가까운 무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겠죠.”

“저희는 소위 테마파크형 게임 보다는 운동장과 같은 임의의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동장에 랜덤으로 세상을 만들어 유저들이 늘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쌓아보자는 것이었죠. 어디가서 공략을 참고하는 것이 아닌, 늘 새로운 모험의 앞에 유저들이 설 수 있는 게임이 듀랑고의 이미지입니다.”

 

keyword➂ ‘음성 채팅’
지난 테스트에 불편했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채팅이었습니다. 이모티콘도 있었고 대화도 가능했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는 불편함이 깔려 있었죠. 이러한 내용을 이야기하니 마치 짠 것처럼 ‘우리는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내놓은 시스템이 바로 음성 채팅 시스템입니다.

이은석 디렉터 “사실 채팅 시스템이 불편한 것은 개발 과정에서부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음성 채팅을 준비한 것이구요. 지난 테스트에서는 사정상 넣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이어폰으로 통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게임에 음성으로 지시하고 이야기 하는 것들도 충분히 이동하면서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냥 이야기하면 게임에 대화로 입력이 되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keyword➃ ‘창발성’
듀랑고는 기존 모바일의 개념과 다른 시작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없었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 가까운 형태라고나 할까요. 이은석 디렉터 역시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주저없이 이 부분이라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은석 디렉터 “기존에 없던 게임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롤 모델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EA에서 심즈 같은 게임을 처음 만들 때 얼마나 어려웠을까를 생각하기도 했구요. 다행이 넥슨 재팬의 오웬 마호니가 당시 EA에 있었기에, 듀랑고를 설명하면서 ‘심즈 같은 새로운 개념의 프렌차이즈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서 납득을 시키고 있습니다(웃음). 그 정도로 말로는 쉽게 이해하기도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은 게임입니다”

“재작년 NDC에서 창발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기반의 게임과 화이트리스트 기반의 방식인데, 블랙리스트 방식은 ‘이것만 하지 마라’의 개념입니다. 마치 미국처럼 특정 구역에서만 하지 말고 어디든 괜찮다는 것이죠. 반대로 화이트리스트는 국내처럼 특정 장소에서만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차이가 창발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듀랑고는 전형적인 블랙리스트 사고방식에 입각해 게임의 기반이 쌓여있습니다. 대부분이 허용되고 특정 룰에 대해서만 제재하는 방식입니다. 사람들끼리 부딪히기도 하고 공유하기도 하면서요.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재창조될 수 있다고 봅니다.”

keyword➄ ‘페이스북’
듀랑고의 커뮤니티는 특정 카페가 아닌 페이스북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저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죠. 최근 이벤트를 통해 100여명의 유저들에게 각각 10여장의 베타키가 주어져 자유롭게 이벤트를 하면서 베타키를 공유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은석 디렉터 “듀랑고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1등하는 게임이 목표가 아니기에, VIP 시스템을 넣을 생각이 없습니다. 10년 간 서비스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렌차이즈의 완성이 진정한 목표입니다. 커뮤니티도 카페에서 하면 조금 편할 수 있고 비용, 리스크 측면에서 쉽지만 굳이 그렇게 하는 것보다 다른 방식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결정한 것이 페이스북이었습니다”

 

keyword➅ ‘오픈월드’
많은 게임들이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듀랑고는 기존에 없었던 모델을 만들어가는 만큼 더더욱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장 처음은 무엇이었을까요? 무인도에 떨어진 탐험, 공룡과의 사냥, 오픈월드에서의 생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은석 디렉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게임이었기에 여러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웹에서 도트로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도 있었죠. 사실 처음에는 듀랑고 웹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정확한 의미로는 크로스 플랫폼이 가능한 웹게임인데, 웹에서 성능이 나오지 않아 앱으로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샌드박스 같은 월드가 있고, 식물이 자라며, 동물이 있고 유저들이 들어가서 함께 돌고 도는 세상이 만들어 지는 개념입니다. 개발진은 최소화된 규칙을 만들고 나머지는 유저들이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구요”

keyword➆ ‘잉여로움’
나뭇가지 하나를 꺾는데도 상황과 방향에 따라 캐릭터 모습이 변하고, 빗소리, 바닥에 그림그리기 이상한 아이템들, 듀랑고에서 잉여로운 콘텐츠는 영화 속 이스터에그처럼 찾으면 찾을수록 나타납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고 생각할 정도의 것들이 있습니다. 

이은석 디렉터 “더 하고 싶었는데 참고 있습니다(웃음). 저희는 개발자들의 잉여력을 중요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특정 빌드가 만들어진 이후에 어느 정도 아무 것도 터치하지 않는 기간이 있습니다. 이럴 때 개발자들이 여러 가지를 만들어 넣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심폐 소생술도 이렇게 만들어 진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게임 속 심폐소생술은 실제 심폐소생술에 정확히 맞춰서 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기능인데, 유저들이 활용을 잘 안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활용해서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살리러 갈지도 몰랐고,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도 많았죠. 우스갯소리지만 만약 실제 위급한 상황에서 듀랑고에서 심폐소생술을 체험해보고 사람을 살렸다고 하는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keyword➇ ‘스낵과 정찬의 사이 어딘가’
온라인게임은 많은 시간 꾸준히 즐기는 게임이고, 모바일게임은 짧게짧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듀랑고는 모바일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을 제법 필요로 하고, 짧게 즐기는 것도 가능한 조금 다른 개념의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듀랑고는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의 어디쯤에 있는 게임일까요?

이은석 디렉터 “과거 많은 온라인게임들이 타임머신과 같은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개발을 해왔습니다. 플레이 하는 도중에 시간 가는 것을 잊고 게임하는 것이죠. 그런데 모바일에서는 타임머신과 같은 방식이 정답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예 반대로 잠깐 잠깐 플레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게 더 좋죠.”

“온라인게임이 진득하게 오래 먹을 수 있는 정찬 같은 느낌이라면, 모바일은 스낵 같은 게임입니다. 여기에 조금 희망을 추가한다면 듀랑고는 스낵 같아서 먹었는데 먹다보니 저녁을 대신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답이 조금 어려울까요?(웃음)”

keyword➈ ‘미래’
듀랑고는 과거부터 넥슨이 추구하는 미래와 이를 대표할 모바일게임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아직 정식 서비스가 결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1년, 이후 5년 이후의 듀랑고가 성장한 형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요. 

이은석 디렉터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게임입니다. 어떤 섬에 갔더니 스페인어가 공통어이고 간판에는 ‘고기 삽니다’라는 단어를 번역할 수 있는 느낌이랄까요. 혼자서 플레이 하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없고 모여서 하는 사람들은 더욱 재미있는 모습이겠죠. 부족, 이후 국가, 그리고 영토전과 같이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입니다. 10년 이상 서비스할 목표를 가진 만큼 전세계 많은 유저들이 공존하는 모바일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저희 왓 스튜디오는 듀랑고처럼 독창적이고 독특하고 수준 높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사명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유저들의 관심과 격려 부탁드리며 듀랑고에도 꾸준한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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