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광진 의원이 지난 16일 게임도 예술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이번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게임에 보수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고 본회에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연예, 만화 등이 예술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현재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게임이 예술이다’라고 인정받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아직 문화 콘텐츠라고 인정하지 않는 다수의 기성세대가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기성세대의 핸드폰에 애니팡과 같은 모바일게임이 설치되어 있다고 해도 게임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서 게임 산업을 보고 있는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구요.


다만 이번 법안으로 인해 젊은 정치인을 중심으로 게임 산업을 다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과 게임을 지지하는 유저 층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의 오거돈 후보는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했고 지스타와 e스포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죠.

과거 몇몇 의원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퍼포먼스로 게임을 활용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보다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눈으로 게임 콘텐츠의 장점을 어필하는 모습입니다. 진심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주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김광진 의원은 1981년생으로 굉장히 젊은 의원입니다. 다소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당 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가 있지만, 아군이 적었던 게임 산업에 또 한명의 조력자로 활동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법안이 말만 바꾼 ‘게임 규제법’이란 의견을 제시한 게임개발자연대의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 아직 조심스럽긴 하지만요.


어쨌건 게임 업계에 중요한 부분은 현재 게임이 가진 사회적 고정관념과 왜곡된 프레임을 걷어내는 일입니다.

셧다운제가 생겨난 이후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게임사들은 정치권과의 움직임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입니다. 물론 반작용으로 회사에 해가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셧다운제 이후 생겨난 많은 법안들로 인해 힘겨워진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소신 있는 의견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병헌 의원, 남경필 의원, 그리고 이번 법안을 발의한 김광진 의원 등 게임 산업에 조력하고 관심을 가진 정치권 인물들과 조금 더 가깝게 조력해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게임이 가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법안으로 인해 게임이 예술로 지정되는지의 결론이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결국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한 한 가지 수단으로 봐야합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게임이 예술로 지정된다 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사람들은 결국 인정하지 않을테니까요. 그래도 ‘법적으로는 예술로 인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가지는 충분한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업계가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안이 발의되고 많은 이들에게 노출될수록 게임이 가진 부적적 프레임이 사라져가는 시간은 아마 조금 짧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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