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수), 에픽게임스코리아 사옥에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에픽게임스에서 언리얼엔진4의 VR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고 있는 닉 와이팅과 함께한 이번 행사에서는 VR과 AR 개발 일선에 그와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에픽게임스가 그간 선보인 VR 데모인 불렉트레인, 쇼다운 등의 제작을 총괄한 닉 와이팅은 VR의 2년 정도가 지나면 본격적인 VR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기술의 발전이 무척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시대가 더욱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다.

질: 미래에 VR과 AR이 통합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VR와 AR은 기본적으로 비슷하지만, 기술적으로 풀어야 하는 것이 다르다. AR은 내 주변의 것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며, VR은 유저의 주변에 있을 물건들을 생성하는게 관건이다. AR의 기술을 VR에 활용할 수 있지만, 진화방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질: 지금까지 경험한 VR 게임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인가?
답: 불렛트레인이다.(웃음) 여러 게임이 개발 중이지만 아직 공개할 시기가 아니기에 말하긴 어렵다. 3년 전에 개발 된 게임 중 사이트라잇이라는 게임이 있다. 나레이터가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게임이었는데, 조용한 마을에 들어서자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다.

운석을 맞고 난 후에 카메라가 올라가고 불바다로 변하는 마을이 그려진다. 미디어가 새로 나올 때마다 표현방식에 조금씩 발전이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모방에 그쳤던 VR이지만 이제는 더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질: 여러가지 VR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노하우가 생겼을 것 같다. VR 게임을 개발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답: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실패를 빨리 겪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실패를 통해 디자인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일찍 알아내는 것이다. 불릿트레인을 예로 들자면 처음에는 영화 올드보이를 참조하려 했다.

여러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게임에 차용을 하고 있다. 이런 시도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테스트과 필요하다. 플레이 테스트를 할 때 질문을 먼저 하는 편이다. 그래야 사람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로 피드백을 받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욱 즉각적이다.

질: 불렛트레인 VR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무엇인가?
답: 기술적인 것을 어떻게 업데이트 할 것인가에 주목했다. 랜더링 파이프를 바꾸게 되면 게임 내에 어떻게 개선되어 반영될 것인가도 테스트하고 터치 컨트롤러의 유용성도 확인해야 했다.

게임 속에서 사물을 잡는 것을 구현하는 것에만 5주가 걸리기도 했다. 모든 이들이 사물을 같은 방식으로 잡는다고 생각했던 것이 문제였다. 시선을 고정하지 않고 잡는 경우도 있었고 손을 뻣는 각도가 다르기도 했다. 사람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질: 현재 개발 중인 VR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는가?
답: 불렛트레인의 랜더링 작업은 끝났고, 지금은 협력사들이 VR 플랫폼에서 발매하는 것을 돕고 있다. 2016년은 각종 VR 플랫폼이 출시될 시기이기 때문에 무엇이 잘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불렛트레인을 통해 배운 점을 사내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다음 작품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

질: VR을 어른들의 장난감에 그칠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VR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들이 이것이 트릭이라는 것을 알아챘으니 그것을 깰만한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익숙한 것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배워가는 것이 사람이다. 먼저 게임이나 영화를 에뮬레이션 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VR 전용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에 사용되는 각종 기법이 개발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VR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VR 기기가 생겨난 것이 3~4년 밖에 되지 않았으니, 아직 갈 길이 멀다. 영화 기법이 자연스러워진 것처럼 VR도 그리 되지 않을까.

질: 불렛트레인을 출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가?
답: 불렛트레인은 앞세대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었다. VR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개발된 작품을 출시하는 것이 마냥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질: PC 기반에서의 오큘러스 리프트를 100%로 본다면 모바일 기반의 구글 데이드림의 성능은 어느 정도라 보는가?
답: PC VR을 스마트폰으로 옮겨놓은 것이라는 것만에도 의미가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벌컨 API를 여기 접목해서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퍼포먼스에 대한 수치를 말하는 것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듯 하다.

질: VR에서 언리얼 엔진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나?
답: 모든 것이다(웃음) 한번 만들면 모든 VR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 아닌가 생각한다. 각 플랫폼마다 각기 다른 해결방안을 고민할 필요 없이 콘텐츠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플랫폼 중 어느 것이 대세가 될 것인지 모르는 상황인데, 이런 걱정을 할 필요 없이 모든 플랫폼에 언리얼 엔진이 대응할 것이다.

질: PC와 모바일, 콘솔에서의 VR은 어떻게 확장될 것 같은가?
답: 얼리아답터 같은 이들은 PC로 VR을 접할 것이고, PS VR 같은 경우는 구매도 쉽고 설치도 쉽기 때문에 대중화가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모바일 VR의 경우는 많은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대중화에 공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VR 옵션은 두 가지 다른 측면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고사양 VR은 업계 쪽에서 시작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VR은 기존 유저층에서 시작될 것이다.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VR이 전문화된 경향이 있지만,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고 이를 통해 VR이 확장될 것이라 생각한다.

질: VR의 최종형태를 포토 리얼리즘이라 하는 이들도 있다. 이 정도의 그래픽을 보여주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답: 엔비디아 같은 곳에서 개발 중인 기술을 VR이 따라가는데 2년 정도가 걸린다. PC에서 그러한 그래픽을 선보인다면, 그 이후 2년이 VR에서 그런 그래픽이 나타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VR에 특화된 기술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이런 격차가 시간이 지날 수록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질: 엔비디아의 파스칼 아키텍처에 VR 특화 기술이 많다. 언리얼엔진에서 이를 지원하나?
답: 인스턴스 스테레오 랜더링이라는 기술을 엔진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활용 중이다.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중인데, 이를 엔비디아 하드웨어 레벨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중 해상도 렌더링 기술도 엔비디아에서 개발했다. 시야가 향하는 곳의 해상도를 높이고 그렇지 않은 곳의 해상도를 낮춰서 랜더링 작업량을 낮추는 기술이다.

질: VR로 AAA급 게임이 출시되는 시기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이라 보는가?
답: 현상황에서 1~2년 후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을 대기업이 어느 시기에 투입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답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질: VR이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답: PC를 구매하거나 모바일, 콘솔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VR의 비용적인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다른 플랫폼 없이 VR 기기만으로 VR을 체험할 수 있는 시기는 2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VR을 통해 확연히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시간이 더 걸리 수 있다. 오히려 AR이 산업 측면에서 쓰임새가 높기 때문에 AR 단독 디바이스가 먼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질: 해외에서는 VR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가?
답: PC, 콘솔 VR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VR에도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또한 대기업이 VR에 관심을 보이는 것보다는 대기업에 있던 이들이 VR에 관심을 보이고 회사를 나와 VR 관련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질: 국내 VR 산업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답: 삼성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출시하면서 데이드림과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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