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PC방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기준, LOL의 PC방 점유율은 31.46%였다.

수치만 봐서는 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LOL이다. 여전히 PC방 점유율 1위이며, 점유율은 30%가 넘는 수준이다. 한때 '농심 신라면'이 24.5%의 점유율로 '라면 시장을 장악했다'는 말이 나왔던 것을 보면, 여전히 LOL이 점유율은 PC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LOL의 기세가 이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한때 이 게임의 PC방 점유율이 한때 4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가장 잘 나가지만 지금은 어딘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 LOL의 현재 모습이다.

LOL의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FPS 게임 오버워치의 출시와 시기를 같이 한다. 오버워치는 5월 27일 출시 이후 꾸준히 PC방 점유율을 높였으며, 5월 31일에는 결국 19.04%(게임트릭스 기준)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재미있는 것은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상승하는만큼 LOL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LOL 역시 등장 이후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서든어택 등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자신의 세력을 늘렸으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신작 게임이 구작 게임의 점유율을 뺏어가는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리 되자 오버워치가 LOL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OL과 오버워치는 각각 AOS와 FPS 장르로 다른 장르의 게임이긴 하지만 게이머가 하나의 역할을 맡아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 한다. 중간에 캐릭터를 바꿀 수 있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이 역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둘이 롤플레잉에 중점을 두고 상황에 어울리는 전략을 강조한 게임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

결국 오버워치는 장르는 다를 지언정 LOL을 어느 정도는 보완할 수 있는 게임이다. 오버워치가 LOL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는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출시 1주도 안 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다소 호들갑스럽게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오버워치의 등장은 단순한 계기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OL에 불만을 지닌 이들이 막상 LOL을 대체할 다른 게임을 찾지 못 해 여전히 LOL에 남아있던 중에, 롤플레잉과 전략 수행에 중점을 둔 '본질적인 재미는 같지만 장르만 다른 게임'이 나타나자 그 게임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LOL을 향해 쌓였던 불만이 오버워치의 등장으로 인해 눈에 드러나는 행동으로 펼쳐지는 중이라 하겠다.

실제로 LOL은 지난 수년간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여러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매너 유저에 대한 대응, 캐릭터 밸런스 문제, 비인가 프로그램 대응 문제, 개인 랭크게임 삭제에 대한 LOL 유저들의 불만은 말 그대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유저들의 마음에 들만한 해결책이 나타나진 않았다. 어쩌면 유저들은 언제든 '소환사의 협곡'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마쳤는지도 모르겠다.

LOL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것을 단순히 신작 게임 '오픈빨'로 여길 수 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오버워치의 점유율이 상승하는 폭이 상당히 가파른 것을 보면 LOL 유저들이 잠시 오버워치에 한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마음을 빼앗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로 오버워치는 가파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그만큼 LOL은 빠르게 점유율을 잃고 있다.

오늘(6월 1일) 라이엇게임즈는 LOL 홈페이지의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유저들이 그토록 원하는 개인 랭크게임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알렸다. 유저들의 불만에 대해 '당신들이 원하는 것은 못 해주지만, 다른 무언가를 준비 중이니 기대해달라'는 식의 대답은 라이엇게임즈가 지난 몇년간 유저들의 불만과 마주쳤을 때마다 보여준 대응 방식이다.

라이엇게임즈의 이런 대응 방식을 뚝심 있게 자신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유저에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대응 방식을 더 이상 이해하지 못 하는 유저들이 늘어난다면, 오버워치가 정말로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LOL과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 차이는 대략 12.4%다. 오버워치가 6.5%의 점유율만 빼앗아와도 둘의 순위는 역전이 된다. 오버워치는 업데이트, e스포츠 시작 등 다양한 상승 요소를 지니고 있는 지금. 과연 지금 같은 대응 방식으로 LOL이 1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까?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